-일본 팜스테이 마을 심층취재-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9일 간 있은 해외 공동기획취재-일본 팜스테이 마을 심층취재-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취재는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노동력 유출과 함께 고령화, 농수산물 가격불안정에 농산물 개방화까지 더해지며 가히 총체적인 위기로까지 부각되는 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 계획해서 추진된 것.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라는 농촌의 공통문제가 두드러지는 성주를 대표하는 지역언론에 종사하는 기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취재에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참가하게 됐다. 한국 농촌의 건실한 발전대안으로 대두되는 은 이미 그 중요성이 잘 알려진 사실로, 도시와 농촌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필요가 아닌 서로의 필요성을 진정으로 공감할 때 비로소 성립되는 ‘도농교류’를 통한 팜스테이 육성이야말로 기회의 사업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실제로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각종 정책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지자체가 아직은 시행착오를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이 당면한 현실임을 감안할 때, 국내·외의 경계를 초월해 우수한 사례를 배우고자 하는 시도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처음 일본이라는 나라의 선진사례를 배운다는 공동기획취재를 접할 때는 나 역시 지극히 평범한 필부필부(匹夫匹婦)를 벗어날 수 없기에, 한국인 특유(?)의 어떤 미묘한 자존심에 약간의 반감이 있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일본군 위안부·마루타 등의 가슴 아픈 역사를 듣고 자랐으며,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는 일본에 ‘독도가 니들 땅이면 X파리도 새다’는 유머가 대세인 세대를 자랐고, 무엇보다도 한·일전이라면 어떤 종목이든 두 눈을 빛내며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토종 한국인의 한사람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제 과거는 털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과거를 왜곡하는 이들에게 미래는 있을 수 없다’고 믿는 나에게는 그들의 우수성(?)이라는 말에 웬지 거부감이 먼저 였던것 같다. 그런데 막상 열흘 가까이 일본을 종횡무진 경험하고 느낀 것은 역시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사실! 8박 9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보다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기 위해 차로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지역을 이동해가며 9번의 짐을 싸고 푸는 빠듯한 일정을 보내며 기대 이상의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 이른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묘를 피부로 깨닫게 됐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이번 취재를 통해 얻은 내용들은 본지 지면(제421∼423호: 총 3회 연재)을 통해 게재할 예정이니 자세한 내용은 그때 풀어보겠다. 다만 지금은 취재와는 별개로 일본방문을 통해 한 단면을 본 충격에 대해서만 예고해 본다. 이제 나에게 일본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저력’이 인상 깊은 나라가 됐다. 예를 들면 공원·역 등의 공공장소에는 어딜 가나 화장실과 세면대와 식수대가 있는데, 늘 깔끔하게 관리되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이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크고 작은 각종 관광지 화장실이 언제나 쓰레기 하나 잘못 버려지지 않고 어느 한군데 고장난 곳도 없는 ‘징그러울 정도의 깔끔함(?)’을 갖췄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관광지가 있고 그곳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에서부터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준비된 환경’이 구비되어 있다. ‘2%의 부족함’을 채워준다는 모 음료광고의 카피에서처럼 이것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2프로를 채우기 위해 일본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린투어리즘에 관한 주제를 둔 방문지 선정이어서인지 가는 곳마다 세상은 푸른색으로 이뤄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녹색 나무가 천지를 장식한 이른바 녹색천지였다. 특히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가 관광지로 특화되어 있었는데, 이곳 역시 어딜 가나 녹색으로 가득했는데 이는 지자체에 앞서 지역민의 노력이 일군 성과로, 일례로 이 마을에서는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로 마을경관을 헤칠까봐 주민들이 자기네 집 주차장 앞에는 스스로 키가 큰 나무를 심어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차단하기까지 했다. 이 밖에도 법적요건을 갖췄다해도 지역민의 반대만으로 지역 자원인 녹색농촌공간을 헤칠만한 어떤 것도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과 이럴 경우 한국에서는 비일비재한 행정소송이 일본에서는 사례를 찾을 수 없다는 사실 역시 신기한 일이었다. 역시 일본은 작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거는 나라. 모든 것이 메뉴얼대로 돌아가는 나라였다. 원래 지루한 일상의 축적이 진실을 전해주는 법이다. 일상 속에 일어나는 아주 평범하고, 단순한 일들이 당장 눈에 띠지는 않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거대한 힘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나는 다시금 깨닫게 됐다. 아무튼 이번 취재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와 다른 산에서 난 나쁜 돌도 자기의 구슬을 가는 데 쓸모가 있다는 ‘타산지석’의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을 다짐해 본다.
최종편집:2025-05-14 오후 0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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