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정겹고 어머니 품속같이 안온하다. 어쩌면 고향과 어머니는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여기다 ‘고향친구’까지 더 보태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그래서 ‘향우회’라 이름하였던가! 누가 이 정겨운 이름을 지었으며 누가 이런 삶의 활력소가 되는 자양을 만들었는가. 지난 6월 27일의 창립총회장은 그야말로 화기는 넘치고 고향얘기는 다투어 꽃을 피웠다. 가야산 정기 받고 태어나 대가천 맑은 물에 정령(精靈)을 살찌우고 무등 타고 놀던 고향친구들, 선후배를 만나 터놓고 얘기하다보면 어느덧 친구와 고향을 함께 사랑하게 된다. 오래 못 만났던 지인을 만나 근황을 묻기도 하고 그에 관한 옛 얘기도 일깨우게 함이 향우회의 본뜻이리라. 내겐 그 날 만난 모든 분들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김창환 창립준비위원장의 얘기를 먼저 해볼까 한다. 김 위원장이 대학시절에 당시의 야당 유력지도자를 찾아가는 것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지구당 위원장이 된 뒤 그 유력지도자가 대권의 행보를 할 지음의 얘기이다. 그때 엄혹했던 정치상황은 실권자의 이름만 잘못 불러도 당시의 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잡혀가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에 정치 초년생이 뜻을 펼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은 이 시대를 산 분들은 다 아는 일이다. 어느 날 대구에서 다른 고향 선배 두어 사람과 함께 김창환 선배를 만났더니, “이렇게 만났으니 차나 한잔하자”며 다방을 가자는 것이었다. 앉자말자 당시의 무소불위의 정부와 집권자를 향해 웅변조의 제스처를 써가며 비정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옆자리 손님들도 느닷없는 열변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기도 해 소심한 나는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당시는 아무나, 그것도 다중이 모인 자리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 날 그 소신에 찬 그 예의 웅변이 결국은 30대를 갓 넘기며 국회의원이 됐고, 당시의 신문·잡지는 다투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사화 하는 뉴스원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경북도청의 국감장에서는 달변과 정연한 논리로 담당관을 얼마나 질책했던지 그 담당관은 혼을 다 뺏겼다고 했고, 다음날 신문은 ‘속사포 김창환 의원’이라는 제호의 기사가 나온 걸로 기억하고 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당시의 촉망받던 한 젊은 정치인을 만나니 감회도 새로워 아는 분은 다시 기억을 떠올리고 모르는 분은 그에 관한 비화 정도로 들어주면 좋겠다. 지금도 ‘대한민국헌정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분에게 건승하심을 기원하고, 막 출범시킨 향우회에도 계속 큰 힘이 돼 주실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종편집:2025-05-14 오후 0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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