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대의 신명나는 놀이판으로 별고을 星州의 밤하늘이 뜨겁게 타올랐다.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이사장 박인배)와 성주군(군수 이창우)이 주최하고, 전국민족극한마당 집행위원회(위원장 최재우)가 주관한 ‘제20회 전국민족극한마당-2007 성주 城밖숲’이 지난 9일부터 4일 간 풍성하게 펼쳐졌다.
‘전통과 삶, 자연’을 주제로 진한 감동과 웃음, 눈물과 한숨이 공존한 다채로운 작품들은 수백년 동안 성주의 흥망성쇠를 같이한 성밖숲(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지역문화의 터전 문예회관,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은 전통의 한개마을 등 郡 일원을 종횡무진하며 공연됐다.
이번 행사는 우리네 삶을 담아내고 바라볼 수 있는 계기와 함께 전통문화를 되살리며 전통연희에 대한 재인식의 장,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만드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 것.
특히 기존의 연극제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문화교류의 장터로서의 역할은 물론 지역 곳곳에서 묻어나는 전통문화를 일깨우는 장이 됐다.
지난 9일 오후 5시 달성다사농악보존회의 전통풍물공연 ‘달성다사농악 판굿’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 후 극단 놀이패의 마당극 ‘아이고 으이구’에 이어 오후 7시 20분 성밖숲 숲속마당에서 개막식을 통해 본격적인 축제 한마당을 개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스무번째 잔치를 열게 된 민족극한마당이 영상화면으로 넘쳐나는 시대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관객과 직접 만나 어울리는 축제이기 때문”이라며 “관객들도 광대들의 신명에 불을 지펴 함께 어우러질 수 있기”를 당부했다.
이에 이창우 군수는 환영사에서 “이번 축제를 통해 군민의 진솔하고 소박한 삶에 농사에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 주고, 공연 관람을 위해 郡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는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또한 이창길 군의장은 “이 행사를 통해 성주가 세계적인 연극도시로의 위상을 다짐은 물론 웰빙문화로 대변되는 여가문화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성공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지역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준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했다.
당초 폭우로 인한 행사 차질을 우려했으나 노동문화예술단 일터의 ‘팔칠전’, 이름없는 공연팀의 ‘후이넘의 기억’, 나무닭움직임 연구소의 ‘체 게바라’까지 첫날 공연이 무사히 진행됐다.
또한 10일에는 아마추어지만 열정만은 전문가 못지 않은 성주군보건소 헬스 스마일의 의미 있는 작품 ‘꽃피는 봄이 오면’을 시작으로 마당극단 좋다의 ‘애비’, 극단 작은 데이지(프랑스)의 ‘새장’, 춤추는 광대들의 ‘춤판’등이 펼쳐졌다.
아울러 11일은 극단 비차마(페루)의 ‘실종자에 대한 기억’, 극단 루탱(프랑스)의 ‘어부 이야기’등 세계 각국의 공연이 열렸으며, 마지막날은 극단 연극촌사람들의 ‘저 놀부 두손에 떡들고’ 등 각종 공연에 이은 폐막굿으로 민족극 축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한편 민족극한마당 축제는 1988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하다가 지난 14회부터 성주 성밖숲에서 고정적으로 개최되어 올해로 20회를 맞이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공식참가작 10개 작품과 초청공연 8개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관객들을 찾았으며, 학술심포지엄·연극워크숍·나눔 장터 운영 등으로 행사를 보다 알차게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국내의 우수 작품 뿐 아니라 프랑스·페루·일본 등 해외 초청작 공연으로 지역문화 및 마당극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또 지역민에게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해외의 우수작품을 선보이는 등 발전적인 교류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