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시작하는 T.S Eliot의 유명한 `황무지` 란 시가 있다.
4월을 왜 가장 잔인하다고 했을까? 4월이라면 겨울은 가고 봄이 시작되는 소생의 달이 아닌가? 이 작품은 1922년에 발표된 시로 신화와 전설을 근거로 4월을 정신적 황폐, 재생이 거부된 죽음 등 불모(不毛)의 달로 표현하고 있다. 춥고 황량했던 계절 겨울이 가고 신록과 소생의 계절인 봄이 오기 위해서 차가운 땅과 메마른 가지 안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며 생명을 싹 틔울 이 시기에 생명력 없이 불모(不毛)가 계속 된다는 시의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적 표현은 적절하지 아니한가?
잔인한 달 4월이란 표현은 유권자의 무관심과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4월 29일 경상북도교육감보궐선거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새싹과 같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교육감을 뽑는 이번 선거는 2006년 12월 20일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아이들의 학부모인 주민이 직접 교육감을 선출하는, 주민직선으로 실시되어 학부모의 참여가 더욱 절실한 선거이다.
우리 학부모들은 자라나는 새싹과 같은 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교육감선거에 투표권 행사의 의무감을 넘어 자녀의 민주시민 교육의 기회로 십분 활용해 보자.
먼저 학교장의 권한으로 선거일을 체험학습의 날로 지정한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각 가정으로 배달 된 선거공보를 함께 보면서 후보자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순서를 설명한 뒤 선거일에 자녀를 동반하여 투표방법을 체험케 하자. 체험학습의 날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투표시간은 오후 8시까지이니 하교 후 시간을 이용해 투표소를 체험하면 된다.
또, 자녀 교과서의 민주주의 및 선거관련 부분을 함께 살펴보고 인터넷이나 참고서 등을 활용해 선거관리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나의 공약 만들어보기 또는 바라는 교육에 대해서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마지막으로 위의 경험을 토대로 글짓기 등으로 생각을 마무리해 보자. 그리고 결과물은 경상북도교육청과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글짓기 공모 등에 응모해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안겨주자.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와 참정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부디 유권자는 오는 29일 실시하는 경상북도교육감보궐선거를 무관심으로 외면하여 잔인한 4월로 만들지 말고, 지방 교육 자치의 꽃을 활짝 피우는 희망찬 신록의 5월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