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서는 이런 느낌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인간미가 넘치는 이를 만나면 반가움이 배가 된다. 하지만 기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를 만났다.
키 155cm에 몸무게 50kg. 가녀린 외모에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그는 내년 2월이면 할머니가 된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언변이 예사롭지 않았고 태권도를 사랑하는 열정도 대단했다. 주인공은 바로 성문숙 성주군태권도협회장. 기자가 바라본 그는 상당히 인간적이고 소탈했다. 올해로 7년째 성주군태권도협회장을 맡은 그에게 지역 태권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주군태권도협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한다면?
-성주군태권도협회는 고문 4명, 관장 9명, 이사 11명 등으로 구성돼 있고 지역 태권도 꿈나무 육성이 주목적이다. 그동안 협회 사무실이 없어 많은 불편을 겪었는데 지난 4월 11일 성주읍 경산1리 90-5번지(성주능금조합 건너편)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현재 이곳 사무실은 협회 회의, 월 이사회, 관장 회의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태권도협회를 맡게 된 계기는?
-30년 전만 해도 성주의 태권도는 경북 도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실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지역의 태권도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아들이 4살 때 태권도를 했는데 그때 우연히 한 태권도 관장으로부터 선수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이때 태권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지 등의 관심을 두게 됐다. 당시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대부분 밝은 성격을 띠면서 정직했고 착했다.
그렇게 태권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진 채 지내다가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성주군체육회를 가입하게 됐다. 이후 체육회원으로 활동하다 우연히 태권도협회장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엔 태권도협회장 자리를 놓고 몇 번을 고심하다 2년만 하기로 하고 맡았다. 하지만 2년만 하기로 했던 협회장 자리를 지금은 태권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직 맡고 있다.
△경북 23개 시군 태권도협회 가운데 유일하게 성주만 협회장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나?
-정확히 경북 23개 시군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도 선수 출신이 아닌 여성이 협회장을 맡은 것은 최초다. 처음 협회장을 맡고 나서 경북연합회에 갔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다소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행사에 참석하고, 태권도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도 쏟아냈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 다니다 보니 유대관계가 좋아지고, 인정도 조금씩 받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지역에서 열린 제41회 경상북도 교육감기 초중고 태권도대회에서는 지역 인사는 물론 경북태권도 연합회 임원 등도 대거 참석한 바 있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제47회 경북도민체전에서 군 태권도가 20년 만에 군부 1위를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성주가 태권도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모두 협회 이사들과 관장들 덕분이다. 선수 육성에는 정신적인 힘이 많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본인의 기량을 100% 발휘하려면 나 혼자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되며, 모든 이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지역 학부모님들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협회 차원에서 목표와 계획은?
-우리 선수들이 학도체전 또는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이들 대회들은 도민체전과 달리 체육고 등의 최고 기량을 지닌 학생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입상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도전은 한번 해보고 싶다. 실패 없는 성공이 없듯이 최선만 다한다면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올해로 태권도협회를 맡은 지 7년이나 됐다. 2년 후면 임기가 끝나는데 그때는 협회 이사 혹은 외부 인사 가운데 마땅한 인물을 찾아 물려주고 싶다.
◆프로필
△1988년 대통령 선거 노력유공(민주당 총재) △자원봉사 4천 시간 달성유공(대한적십사자총재)△경찰청장 감사패 △경찰행정발전위원장 역임 △2004년 군민상 및 2007년 도민상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표창장(2007년) △명예 5단 단증 및 국기원장 표장(2008년) △現 성주군태권도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