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이 말은 한국자살예방협회의 공식 슬로건입니다.
우리국민의 38.2%가 자살을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인식한다는 조사보고서가 있습니다(2007년 한국예방협회의 생명존중의식에 관한 국민태도 조사보고서). 오늘날의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혼, 부모사망, 극빈층, 만성질환자, 왕따, 학교폭력, 신용불량자, 인터넷자살사이트 등의 사회적인 환경요소가 작용을 하는 사회적인 문제이며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과 홍보가 중요한 시기입이다.
성주군은 아직 자살예방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 방안이 미흡하며 거의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생명의 전화’에 대해 모르고 있어 간략하게나마 안내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생명의 전화는 고독, 위기, 갈등에 처한 이웃에게 전화 상담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자 공공기관과 민간전문기관이 만든 위기상담전화입니다. 대표전화로 1577-9191이 있으며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국번없이)가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체제로 운영되고 상담자나 내담자 모두 익명이지만, 간혹 신분노출 을 우려한 내담자들은 타 지역의 상담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려움과 고통으로 자살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위기상담전화를 이용하셔서 꼭 도움을 받아 용기와 희망을 가졌으면 합니다.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전문기관은 100%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상담요원으로 이루어지는데 익명인 것을 악용한 일부 내담자들은 무례한 언행을 하기도 하고 횡설수설하는 사람도 있으며 상담자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사람, 매일 전화하는 사람, 장난전화 하는 사람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므로 자원봉사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센터에서는 상담자원봉사자 채용 시 단계별 자체교육과 1년간의 인턴교육과정을 거친 봉사자 중에서 성실히 활동하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한 후 활동하도록 하며 신규상담원 교육과 보수교육, 집중교육, 위기개입 상담 심화교육 등을 수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1달에 1번씩 사례관리 모임을 가지며 정신과전문의, 상담관련분야 전문가, 실무경력자들로 구성된 슈퍼바이저의 지도를 받습니다.
내담자의 10명 중 9명은 자살 시도 중에 있거나 약을 먹고 난 후인 위기상황이어서 항상 2~3명의 응급 대책반이 대기하고 있으면서 시간을 최대한 끌어 위치 추적하여 지역마다 대기하고 있는 응급구조단이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해 자살을 막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못 막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합니다.
필자가 알고 지내는 지인 중에 부산에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에 있으면서 위기상담전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해조’라는 분이 계십니다.
독일인으로 다섯살에 우리나라에 정착하면서 귀화했으나 한국인도 독일인도 아니라는 존재감에 의문을 품으면서 본인도 여러 번 자살시도를 한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상담한 케이스 중 총을 구해서 자살을 시도하였던 한 남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전화도중에 총을 입에 집어넣었다 꺼내었다를 반복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위기 상황이었으나, 내담자에게 본인의 자살경험을 들려주면서 이해와 더불어 공감대를 형성하여 자살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말 다 필요 없더라구요. 힘들어 견디다 못해 전화한 사람에겐 하나님이 옆에 있어도 그 상황에선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하며 공감해 주는 게 가장 위안이 되요”라며 특정한 원인이 있는 사건으로 괴로워하는 내담자의 경우는 승낙을 얻어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해야 된다고 노하우도 가르쳐 줍니다.
그는 본인의 실수를 거울삼아 자살 시도하는 분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 할 수 있어서 보람되고 행복하다며 오랜 기간의 자원봉사생활에서 오는 피곤함도 잊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단지 아쉬운 것은 위기상담원은 일차적인 위기개입만을 전문으로 하고 이차적 개입은 다른 분야의 상담원이 관리하기에 더 이상의 도움이 되어 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살을 한번쯤 생각해봅니다.
자살율이 07년 인구 10만명 당 24.8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임을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받는 사회적 스트레스는 얼마나 많은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존귀하고 소중합니다. 그 소중한 사람은 바로 이 글을 읽는 당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