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사성의 공당문답(公堂問答) 이긍익의‘연려실기술’에는 정승 맹사성(孟思誠)과 시골양반이 주막에서 벌였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정승 맹사성이 고향 온양에서 상경하다가 용인의 한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주막에 먼저 들었던 시골 양반이 허술한 맹사성을 깔보고 수작을 걸어 왔다. 그는‘공’자와‘당’자를 말끝에 붙여 문답을 하여 막히는 쪽에서 술을 한턱내기로 하자는 것이었다. 맹사성이 먼저, “무슨 일로 서울 가는공?”하니 그 양반이, “과거 보러 가능당”하였다. 공이 웃으면서, “그럼 내가 주선해 줄공?”하니 그 양반은, “실없는 소리 말란당”하였다. 몇 일 뒤 서울의 과거장에서 맹사성이 그 시골 양반을 보고, “어떤공?”하였더니 그는 얼굴빛이 창백해지면서 물러나 엎드려 대답하기를“죽어지어당”하였다. 맹사성은 그를 나무라지 않고 벼슬길을 열어 주었다고 한다. 그 당시 한자리에서 같이 이 광경을 보고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거늘, 공이 지난날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하자 대신들이 크게 웃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당시의 주막이 열린 공간이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요로원야화기 고전 단편에‘요로원야화기( 要路院夜話記)’가 있다. 숙종조에 목사를 지낸 박두세(朴斗世)가 지은 것이라고 하지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요로원은 아산현에 속하였다. 서울에서 약 2백 리 떨어진 한적한 주막이다. 소사평에서 성환을 거쳐 온양으로 빠지는 길목에 있었는데 아산에서 40리, 온양에서는 30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 한적한 시골 주막에서 초라한 행색 의 시골뜨기와 알량한 서울 양반의 한치 양보 없는 자존심대결이 벌어진다. 한 시골 선비가 서울서 과거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요로원에 있는 주막에 잠 자리를 찾아드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꾀죄죄한 행색을 보고 갖은 수모와 비아냥거림을 던지는 서울 선비에게 시골 선비는 아예 작정을 하고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촌놈 행세를 한 다. 이에 더욱 기가 산 서울 선비는 숫제 아랫것 다루듯 시골 선비를 희롱하려 든다. 그러나 시골 선비는 점차 순발력과 재치로 서울 선비를 반격하기에 이르고 서울 선비는 감쪽같이 속았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에 본격적으로 시를 짓는 시합이 벌어지고 마침내 서울 선비는 손을 들고 마는 것이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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