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마을 야식집에서
된장찌개를 주문한다
풋고추와 애호박이 두부와 함께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어오른다
오늘부터 500원 올라 4000원-.
배춧잎 무침, 번데기, 열무김치, 오징어 말랭이, 오뎅
그리고 간고등어 한 마리가 더 얹혀 있다
옆 좌석엔 노동자들의 청바지 위로
소주잔이 부지런히 오가고
하루 일과를 마친 건설업자들은
저마다의 행복을 저만큼 씩 나눠 담아
술잔과 함께 수선스레 하루를 계산하고 있다
벽에는 백세를 산다는 술 광고 포스터와
신토불이 농산물 애용 포스터가
식객의 얼굴들을 빛살로 조명하고….
밥그릇을 다 비워 가는데 주인 아주머닌
자꾸만 상추와 된장을 덤으로 가져다 준다
보글보글 인심이 뚝배기에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