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엽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고엽제는 초목을 고사시키는 제초제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고엽제의 주 요소인 다이옥신은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는 독극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런 고엽제가 베트남전쟁 당시 밀림고사(枯死)작전에 사용됐다. 이 때문에 한평생을 고통과 함께 지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다. 국가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걸고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살아서 돌아왔지만 생각지도 못한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자는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고엽제전우회 성주지회 박일수 지회장을 직접 만나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고엽제후유증 전우 및 그 가족에 대한 권익보호와 친목도모에 필요한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쟁에 대한 참상 고발로 국가관을 확립하고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있으며, 사망자 유족 돕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주지회는 12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금수면 무학리 일원에 대한 정기적인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충혼탑 일원에서 자연정화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이날 당뇨병으로 인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최영득 전우와 직장암 수술로 항암치료 중인 문광수 전우가 자리를 함께 했다. 지회장으로서 가슴이 뭉클했으며, 본 전우회가 그 어떤 단체보다 단결력이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베트남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68년부터 1969년까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곳에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베트남전은 아군과 적군이 드러나지 않고, 확실한 전선이 정해져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복을 입고 있는 민간인마저도 우리에겐 적이었고,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믿을 사람은 나와 내 옆에 있는 전우밖에 없었다. 하루는 평소와 다름없이 매복을 나가고 있었는데 전우가 대전차지뢰를 밟아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믿고 의지한 전우가 바로 옆에서 죽었을 때의 충격과 슬픔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반대로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당시 국민학생들에게 위문편지를 종종 받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쓴 삐뚤삐뚤한 글씨의 편지는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 편지들이 힘든 상황에서 나에게 감동과 큰 힘을 준 것 같다. ▲어떤 후유증을 앓고 있나? -무시무시한 고엽제가 살포될 때 난 이런 생각을 했다. `미국이란 나라는 정말 부국(富國)이구나. 이렇게 많은 모기살충제를 하늘에서 뿌리다니…` 그리고 하늘에서 이슬비처럼 내리는 고엽제를 맞으며 `정말 시원하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지금은 그 고엽제 때문에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병에 걸린 것이다. 나의 경우는 사지가 마비되는 증상이 있다. 팔, 다리가 많이 저리고 시리다. 여름은 좀 덜 하지만 겨울이 되면 시린 증상이 심해져 병원신세를 많이 지고 있다. ▲캠프 캐럴 사태에 대한 입장은? -아직까지 조사 중이며,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섣불리 뭐라고 얘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현재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회원들이 병원을 다니는 데 많은 불편함이 있다. 특히 대구에 있는 보훈병원까지 가야하는데 몸이 불편한 전우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힘들게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서 병원 이동 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차량이 지원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대청소 등 지역을 위한 봉사도 좀 더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전쟁의 아픔도 겪어보고, 약소국이라는 이유로 무시도 당해봤다. 우리는 힘들게 살았지만 우리 후손만큼은 밝은 사회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고엽제전우회가 앞장 설 것이다.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우리가 받는 지원은 본인이 사망하면 그것으로 소멸된다. 이 지원이 많지 않더라도 우리 전우들이 죽었을 때 부인이나 자녀에게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안보교육을 좀 더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 진정한 나라사랑의 길이다. 마지막으로 조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위해 보훈단체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리고 싶다. ◆프로필 △1947년 성주읍 출생 △성주초·성주중 졸업 △1967년 해병대 입대, 1968∼69 베트남전 참전, 1971년 전역 △보훈청장, 고엽제전우회장 표창 등 △부인과 2남1녀
최종편집:2025-07-09 오전 1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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