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게재 순서 □ 다문화 가족, 또 다른 가족형태 □ 다문화 가족, 그 생활상을 들여다보다 ■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 국내 다문화 가족 지원제도 및 우수사례를 살펴보다 □ 다문화 가족,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 코리안 드림, 희망이 절망이 되지 않도록 앞서 보도된 `다문화 가족, 그 생활상을 들여다보다`에서는 실제로 성주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족을 선정해 어떤 이유로, 어떤 경로를 통해 낯선 나라인 한국에 왔는지, 아울러 현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밀착취재 및 인터뷰 등 사례 중심으로 살펴봤다. 한국의 사회구조상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자녀가 대물림 받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 자녀들은 부모의 경제소득이 낮을뿐더러 엄마의 한국어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학습부진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특히 한국어 미흡과 학습부진으로 학교에서 이른바 `왕따`가 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소외감 속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한국사회에 대한 저항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에 실현 가능한 꿈, 코리안 드림의 제3편인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에서는 성주의 다문화 자녀들이 현재 부모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또 교우관계는 원만한지 등을 동행취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온 나라가 교육 열기로 들떠 있는 가운데 많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무관심과 무대책의 교육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있다. 가난으로 인한 자녀교육 무관심, 하늘모르고 치솟는 교육비에 대한 부담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엄마와의 의사소통 부재다. 이에 본사 취재2팀은 초등학생 다문화 자녀를 선정해 그 학생의 일상을 동행취재를 통해 살펴봤다. 단, 이름(가명 사용)과 거주지는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밝히지 않았다. 다문화 가정 자녀 은지를 만나다 은지(초등학교 1학년)는 아픈 할머니와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큰 엄마와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비가새 집안 거실 중앙에 큰 양동이를 두고 지내야 할 만큼 가정 형편 또한 넉넉하지 못하다. 엄마, 아빠는 맞벌이를 해 은지는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면서 혼자 시간을 보낸다. 이달부터 1주일에 2번씩 다문화가정센터에서 보내주는 교사가 오긴 하지만 여전히 은지는 도움의 손길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은지 스스로 힘든 점도 많다. 은지는 "아빠는 밤 10시가 돼야 집에 온다"며 "다음날 준비물이 필요할 때면 늦은 밤이 될 때까지 아빠를 기다리곤 한다"고 말했다. 식품공장에서 근무하는 아빠를 기다리기 위해 은지는 늦은 저녁 잠이 오는 눈을 비비며 기다린다. 대부분 엄마가 알림장을 보고 준비물을 챙겨주지만 은지의 엄마가 한국말이 서툴러 그 역할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은지는 엄마로부터 어떤 교육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다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능력 부족이다. 이것은 결국 심각한 학습 부진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에 한국말이 서투른 외국인 어머니의 교육 하에 성장하기 때문에 언어 발달이 늦어지고 의사소통에 제한을 받는다. 성주의 한 유치원 교사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누가 좋아?` `쉬하러 갈래?` 정도의 쉬운 질문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과 어울려 6개월 쯤 지나야 이 질문을 겨우 알아듣는다"고 했다. 그래도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은지와 같이 부모가 일하러 나가거나 경제력, 인식 부족 등으로 대화 상대도 없이 집안에 방치되는 아이들은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 경상북도 다문화가정 3천46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가 최저생계비(4인 기준 월 120만5천 원) 이하 소득에 머물렀으며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다니는 자녀도 절반(43.5%)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언어능력의 부족은 학습 부진으로 이러진다. 다문화센터 교사는 "은지가 또래에 비해 언어능력이나 표현능력이 부족하다"며 "아무래도 할머니와 지체장애인 큰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다문화 가정 부모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학비, 자녀의 교육비 등 하루 벌어 근근이 생활하는 형편이다 보니 큰 부담으로 느껴진다. 다문화센터에서 자녀에 대한 교육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은 체계적인 교육을 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부모님의 걱정 은지 부모님은 은지가 또래에 비해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농촌은 학생들 수가 많지 않아 평가를 하더라도 어디에 기준을 맞춰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너무 바빠 은지를 일일이 챙겨주지 못했다는 말도 함께 전하며 다른 엄마들 처럼 이것저것 해주고 싶지만 해 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 했다. 은지 부모님은 은지가 클수록 걱정은 더 많아져 가고 있다고 했다. 은지가 점점자라 사춘기를 맞게 되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길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사춘기가 오면 피부색깔, 다른 문화, 친구들과 다르게 생긴 자신의 얼굴 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할 시기가 분명이 올 것"이라며 "그때 나는 은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지금 현재 관내에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전체 100여 명이다. 그중 초등학생이 70명이다. 이 아이들은 몇 년 후 중학교에 진학하며, 어김없이 사춘기를 겪게 된다. 그때 아이들은 친구들과 다른 얼굴, 다른 문화라는 친구들의 편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게 된다. 현재의 추세라면 오는 2020년에는 다문화가정 2세들이 전국적으로 167만 명(전국민의 3%)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성주에서는 2020년에는 초등학생이 260여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렇듯 농촌 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의 4분의 1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우린 이들을 위해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나? 1990년대 중반부터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을 맞이했다. 결국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했고, 다문화 가정과 자녀들을 위한 법류 제정, 지원, 정책 등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주여성들을 위한 지원, 정책 등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다문화 가정 2세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최종편집:2025-07-08 오후 04: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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