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좀 더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소방관이다. 소방관은 화재를 예방, 진압하고 각종 재난과 재해 등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구조·구급활동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며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임무수행을 할 때가 있다. 이유는 하나이다.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국민의 목숨을 구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지난달 벽진면의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불에 타고 있는 집안에 들어가 현금 500만 원을 찾아 주인에게 돌려줘 화제가 된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이재민 소방관이다. 이에 기자는 이재민 소방관을 금주의 포커스 초대석으로 선정해 직접만나 소방공무원으로서의 파란만장한 삶과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위험한 상황이었을 텐데 방에 돈을 찾으러 들어갔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처음 방안에 500만 원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먼저 다른 소방관이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불길이 워낙 세서 포기한 상황이었는데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고 나서 다시 시도했다. 그때도 불이 완전히 다 잡히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들어가서 어르신들의 말을 듣고 가방 안에 돈을 넣어놨다는 소리에 가방이란 가방은 다 반출했다. 그 과정에서 소방관들은 돈이 다 탓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돈은 하나도 타지 않았다. 어르신이 워낙 돈을 꼼꼼히 싸놓았기 때문에 돈이 타지 않았던 것 같다.
▲원래 꿈이 소방관이었나?
-원래 꿈은 소방관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토목기사로 일 하다가 우연히 공무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벌써 6년 차를 맞았지만, 이 일이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미 처음부터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각오하고 들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힘들어도 이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현장에 갔을 당시 충격적이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세탁소 화재 진압 당시 옷가지에 사람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마네킹처럼 사람이 죽어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가스 폭발 사고로 사람이 집안에 쓰러져 있었는데 화상을 입어서 피부가 비닐처럼 일어나는 모습과 문을 사이에 두고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가스에 중독돼 질식했던 사람 등 대부분의 사건 사고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소방관으로서 힘든 점?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다. 화재진압보다는 화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불이 났던 곳에 잔재를 치운다. 그 경우가 더 힘들다. 그리고 화재진압 과정에서 인명을 구출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면 아무리 장비를 다 갖추고 들어가더라도 체온조절이 많이 힘들다. 물을 뿌리고 해도 정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정도의 상태가 된다. 그럴 경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지하화재가 나면 바로 앞에 사람이 있어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공기도 잘 통하지 않을 뿐더러 어둡고 여건상 힘든 점이 많기 때문에 당황하고 두려울 때가 있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
-늘 자부심을 가지고 하는 일이지만 특히 빨리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면 보람을 느낀다. 초기에 화점을 잘 잡아 진화를 잘하고 온 몸이 땀에 젖어 소방서로 복귀할 때면 그 당시 몸은 피곤해도 기분이 좋다. 온 몸에서는 불 냄새, 땀 냄새가 나지만 그 안에서는 말 못할 뿌듯함이 존재한다. 화재가 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면 소방관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
▲지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소방서는 특성상 낮과 밤이 없다. 늘 누군가가 전화기를 들고 119를 누르면 출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주민은 소방서가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시끄럽고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군도 중심부가 아닌 다소 외진 곳에 소방서가 있다. 소방서는 접근성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결국 위치에 따른 제약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대가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이곳에서 아무리 빨리 출동해도 시간이 지체돼 주민의 항의가 따른다. 그럴 때면 마음이 좋지 않다. 누구보다 빨리 출동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다.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구조, 구급은 단순 만취자 이동, 이송으로 인해 더 큰 피해자를 이송 못 할 때가 가끔씩 있다. 성주 지킴이로서 정작 지켜야 될 사람을 못 지키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늘 군민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므로 군민들의 배려와 관심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프로필 △1976년 달성군 구지면 출생 △아내 허단희 씨와 1녀 △경일대학교 졸업 △소방서장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