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믿음직한 모습으로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로지 `희생과 봉사`라는 일념 하나로 관내 구석구석에서 드러나지 않는 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팔각모에 빨간 명찰을 달고 있는 그들은 다름 아닌 성주해병대전우회. 그 중 해병대전우회의 수장인 이형숙 회장이 지난달 21일 열린 경북도민의 날 행사에서 `자랑스러운 도민상`을 수상했다. 19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지역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왔기에 주어진 상이다. 이에 기자는 이 회장을 해병대전우회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해병대만의 자부심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상 소감은?
-큰 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기분은 좋다. 하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나보다 더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들도 많을 뿐더러 부족한 점이 많고,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뜻에서 이렇게 뜻깊은 상을 준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상을 나 혼자 받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대표로 받았을 뿐이지 우리 회원들 모두가 함께 받은 상이다.
▲주위 반응은?
-축하의 인사를 많이 받았다. 특히 상을 받기도 전에 축하해 주신 분들도 많았다.
전우회 활동 특성상 경북 구석구석을 많이 다니다보니 지역민 외에도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전우회 활동에서 인연을 맺게 된 구미시장님은 엽서로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셨고, 도내 각 전우회에서도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주셨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이 역시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굳이 해병대를 지원한 이유는?
-1965년, 내 나이 만 16세에 입대를 했다. 당시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웠다. 그래서 남의 집 일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지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결국 군대를 일찍 다녀와서 자리를 잡자는 생각에 해병대에 지원하게 됐다. 군 생활을 마무리할 무렵 나는 전역을 택하지 않고 또다시 월남이라는 전쟁터를 선택했다.
그때는 죽음도 두렵지 않았고, 또 돈을 벌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큰 고민 없이 월남전에 참전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월남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낸 후 무사히 돌아와 1969년에 전역했다.
▲해병만의 자부심은 어떤 것인가?
-우선 훈련부터 타 군과는 큰 차이가 있다. 힘든 군 생활에서 담력을 키우기 때문에 앞서 얘기했듯이 죽음도 두렵지 않을 정도가 돼버렸다.
당시 나를 많이 괴롭히던 선임들이 있어도 나중에 만나면 눈물이 나도록 반가울 정도다. 이것이 해병대만의 단합인 것 같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지금도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전역한 지 40년이 됐지만 아직도 군 생활 중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해병대전우회에 있어서 봉사란?
-봉사는 생활 그 자체이다. `나 먹고살기도 힘든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절대 실천할 수 없는 일이다. 선진국일수록 봉사가 활성화돼 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도 알고 보면 가족 간에 봉사를 하며 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봉사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또 즐겁고 행복하면 엔돌핀이 솟아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건강해진다.
우리 전우회는 순수 봉사단체이다. 해병대전우회를 떠올리면 단번에 봉사가 생각나도록 만들어갈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해병대전우회 회원으로서, 또 회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에 전념할 생각이다.
방범순찰, 인명구조, 환경감시, 청소년 선도, 교통기초질서 확립 등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이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또한 매년 여름에 개최하는 청소년 해병대 극기캠프도 해가 갈수록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학생들의 체험교육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해병에게는 `해병대 정신`이란 것이 있다. 우리 회원들과 해병대 정신을 발휘해 진실한 봉사로 경북 최고의 봉사단체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앞으로도 전우회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프로필 △1948년 선남면 출생 △선경그룹 근무 △현 해병대전우회장, 성주지하수개발 대표 △국회의원, 도지사 표창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