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행정관, 정보통신부 정책심의관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09년 KT 부회장으로 부임해 2년여 간 CR부문장을 지낸 뒤 지난 9월 퇴사한 석호익 박사.
대한민국을 IT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그가 지난 19일 `내일을 준비하라`는 자서전을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한국 경제발전에 큰 획을 긋고 다시 제2의 인생을 예고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시점에서 기자는 석호익 박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 `내일을 준비하라`는 8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던 우리나라가 어떻게 오늘날의 IT강국이 되었는지, 공무원들과 정보통신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일을 했는지에 대한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IT강국이라고도 불리는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 그것의 시작은 체신부에서부터였다. 체신부는 당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금력과 권력과는 멀었던 힘없는 부처였다.
나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처음 체신부에 발령받은 뒤부터 정보통신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정보통신이 한 단계씩 올라서는 중요한 과정마다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 책은 석호익이라는 한 개인이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땀과 노력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라 할 수 있다.
▲ 최근 KT 부회장직을 사임했다. 향후 계획은?
- IT는 국가 간, 도시나 농촌이라는 공간의 제약도 없고 경험과 능력, 의지만 있다면 어디서든 꽃피울 수 있는 마침표 없이 진행되는 산업이다.
나의 젊음을 모두 우리나라가 IT강국을 만드는데 바쳤기에 공무원의 실무 행정경험도 풍부하지만 연구원이나 기업가, 학자로서의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다.
이제는 내가 가진 능력을 국민, 특히 지역주민들과도 같이 나누고 싶다. 그 방법을 곧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 본인에게 성주란 어떤 의미인가
- 나의 고향이자 부모님이 나란히 잠들어 있는 곳이며, 그동안 수많은 도전에 부딪혔을 때 소신을 꺾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다.
▲ 인생의 좌우명은 무엇인가?
- "我와 非我의 일치"이다. 사람은 부모나 가족, 친구 모두를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만은 결코 속일 수 없다.
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적어도 내 자신만은 속이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 부부생활이나, 자녀 교육 시 가장 중요한 점은?
- 서로 `진심으로 대해야한다`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한다.
어려움을 거짓으로 피하려들면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 정직과 진실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 오랜 공직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혹은 보람 있었던 일은?
- 별정우체국연금법을 제정해 별정우체국직원들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던 일, 우리나라 우편 역사 115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한 일,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정보통신 세상으로 문을 연 일, `전기통신기본법`을 만들어 다른 나라보다 앞서 정보통신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은 일 등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편안히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 성주지역에서 가장 먼저 변화되어야할 부분이 있다면
- 성주를 살찌워 온 특작물인 참외농사 못지않은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또 다른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다.
예컨대 IT가 사회 인프라 산업인 만큼 이를 잘 활용해 성주의 특색 있는 분야 즉 농업, 관광, 교육, 문화와 접목시킨다면 분명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한국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합의점을 찾고자하는 노력과,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려는 융통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에는 무엇보다 소통과 변화가 필요하며 또한 국회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식견을 가진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치 철학이 있다면?
- 정치는 한마디로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정치는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까지 모두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나가는 것이다.
▲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상당히 많은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이 찾아와 축하해주었지만 지역 주민들의 참석인원도 유래 없이 많았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지역민들이 동참해주었다고 생각하는가?
- 먼저 출판기념회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석호익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관심과,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귀한 걸음을 해주셨으리라 생각한다.
그 궁금증이 출판기념회와 `내일을 준비하라`란 책을 통해 얼마간이라도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필 △52년 성주 출생 △현 한국지능기업협회 초대의장 △연세대·인하대 겸임교수 △지역경제발전연구소장 등 △전 KT 부회장 △대통령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정보통신부 기획관리실장 등 △2007년 올해의 정보통신인 대상 △2008년 한국 IT서비스학회 공로상 △2009년 하이테크어워드 정보통신부문 대상 △정보통신부장관 표창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