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누구나 한번쯤 사랑의 열매, 구세군 냄비 등에 따뜻한 이웃사랑을 펼쳐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한 연말연시를 맞아 보여주기 위해 선행을 베푸는 사람 등 한시적 봉사를 펼치는 사람도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십여 년 간 뒤에서 묵묵히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부부가 성주에 있었으니, 성산리에 위치한 신일교회 손석춘 목사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60세를 훌쩍 넘긴 이들 부부는 성주에 온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평소 장애인, 학생, 소외계층 등을 위해 뒤에서 남몰래 봉사를 해 온 이들을 최근 한 제보자가 포커스초대석으로 추천, 이에 기자는 손 목사 부부를 직접 만나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남몰래 선행을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현재 다양한 봉사 단체에 가입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곳은 교육지원청과 연계한 학생상담 봉사이다. 8년째 아이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며 각종 고충과 일상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또 말기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봉사, 장애인 자활센터, 아동보호센터 등에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아내의 경우 나와 함께 봉사 회원으로 일하고 있는 곳이 많으며, 현재는 촛불회 회장을 맡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있다.
이밖에도 정신보건센터에서 구연동화 봉사, 방문간호도우미회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 봉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손) 모든 봉사활동 마다 각자만의 특징이 있어 한 가지를 뽑기가 힘들다.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학생들을 만나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장애인 봉사 등 삶 속 다양한 사람들과 접하고, 함께 소통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문) 나 같은 경우 1년 반 동안 정신보건센터에서 구연동화 봉사를 하면서 얻은 것이 참 많다. 처음에는 말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차츰 말을 하고, 대화를 주고받기까지 한다.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마음이 많이 열린 것 같아 뿌듯하다.
△ 부부가 함께 봉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의견 충돌은 없나?
처음부터 자연스레 함께 봉사를 시작해 의견 충돌은 전혀 없었다.
목회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도 의무감에서 봉사를 해 본적은 없다.
봉사활동은 우리 일상에 묻어난 삶이고, 또한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것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항상 마음을 함께 하며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봉사하며 부끄럽지 않은 여생을 살아가고 싶다.
△ 목회를 한 지 얼마나 됐으며, 지역에서 목회를 하면서 힘든 점은?
67년부터 목회를 시작해 올해로 45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성주에서는 10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처음 고령에서 오랜 시간 목회를 하다 연고도 없는 성주에 와 목회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노령인구가 많아 성도수가 적어 처음에는 목회를 하는 데 힘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같은 이유들이 성주에 와서 봉사활동을 많이 시작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목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아마 나 또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목사가 되지 않았더라도 봉사의 끈을 놓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해 왔고, 앞으로도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꾸준히 봉사를 펼쳐 나갔을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후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다른 곳에 자리를 옮겨 봉사활동 영역을 더 키워볼까 한다.
이곳에서 받은 관심과 도움을 잊지 않고 간직해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봉사에 힘을 쏟고 싶다. 또한 아내와 함께 기력이 다할 때까지 봉사를 하며 살아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봉사란 목회를 하는 사람으로서 믿는 사람들끼리의 소통만이 아니라 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이웃에 베풀어야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지역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과 나눔이 넘치는 따뜻한 성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손석춘 목사 프로필 △1943년 충남 부여 출생 △현 신일교회 목사 △목회 45년 △성주기독교연합회 회장 △장애인협회 고문 △자활후견센터운영회 부회장 △아내 문순려 여사, 1남 2녀
◆문순려 여사 프로필 △1947년 제주도 출생 △현 촛불회 회장 △정신보건센터 구연동화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