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여파로 갈등 증폭 해결의 실마리 보이지 않지만 조정의 목소리조차 사라져 민심 이반 및 불안 가중돼 훈훈한 명절 분위기 아쉬워 NGO 부재의 문제점 노출도" 구정 명절을 앞두고 곳곳에서 `고향에 오심을 환영합니다`라는 훈훈한 내용의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출향인에게 어머니의 품과 같이 넉넉한 그리움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는 고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마중하는 환영인사는 감동과 동시에 지역민과의 교감을 나누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며칠 후면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구정이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 친지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다가 연휴가 끝나면 각자의 일터로 돌아간다. 상호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지역여론이 적극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성주는 태풍 산바로 인한 수해로 민심이 다소 이반되었다. 갑작스러운 재해로 많은 것을 잃은 상가주민들은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행정을 질타하고 집회를 가지며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대책위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적대응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수해 발생 후 다섯 달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행정기관도 불시에 닥친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 받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피해주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출향인과 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까지 가세해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상가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고자 했지만 피해주민들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재난에 대응하는 과정을 통해 민심이 하나가 되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면서 더욱 건실한 성주로 도약하는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우리 고장 성주는 예로부터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기본 덕목으로 중시하는 선비의 고장이며 유림의 고장이다. 웃어른이 기둥이 되고 법 위에 관습이 존재해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 어른들이 나서면 자연스럽게 조율이 되고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민심이 조정되는 참으로 따뜻하고 양순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참외를 통한 고소득농가와 빈곤농가가 상존하고 다양한 사유로 젊은 연령층의 인구이동이 일어나면서 지역 고유의 선비정신이 희석되고 있다. 각종 민원과 분쟁이 들끓고 개인과 단체의 목소리는 커지며 조정을 유도하는 어른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있다.  근래 피해대책위에 의해 현수막이 걸렸다가 곧장 단속반에 의해 철거되기를 반복하는 바늘방석 같은 불편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쩌다가 우리 지역이 중앙일간지에나 나올 법한 첨예한 대립을 비켜가지 못하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고발성 여론몰이와 개인의 흠집내기로 이미 대화와 타협과는 한참 멀어진 듯하다. 비로소 지역에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건강한 NGO단체가 없다는 현실이 절망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명절을 앞두고 갈기갈기 분열되는 여론과 조정기능이 사라진 무법의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지역민과 출향인의 심정이 어떠할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진정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갈등인지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모두가 바라는 것은 고향 성주의 훈훈한 명절 분위기와 평온한 일상이지 않겠는가.
최종편집:2025-07-04 오후 05: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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