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시인)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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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사랑하는 별을 하나 갖고 싶은 사람은 외로움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꽃이 되고 싶고 별이 되고 싶어한다. 그리고 꽃이나 별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꽃이나 별은 결국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그는 잘 알고 있다. 꽃이나 별은 '거리'를 두고서야 아름답고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소유했다고 생각했을 때, 그것들은 이미 꽃이나 별이 아닌 그것의 잔해로 변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가슴에 사랑하는 별을 하나 갖'기를 원한다. 그리고 힘들 때일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나(시인)를 씻어' 걸어가야 할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는 결국 스스로 꽃과 별 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면서, 꽃과 별 같은 사람을 마음 속에 간직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시는 참사랑에 대한 인식과 의지로 읽혀진다. 그런 맑은 정신을 갖고 살던 시인은 이미 이 땅을 떠나갔다. 지금쯤 아마 별이 되어 내려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추위가 점점 하늘을 얼어붙게 하는 '어두운 밤 깊을수록' 더욱 또렷이......
- 배창환(시인·성주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