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상주의적 인물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적 인물 산초 판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을 가장 냉철하고 심도 있게 묘사한 『돈키호테』. 21세기 먼 타국에서조차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돈키호테는 독자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인해 현실감각 없는 인물로 인용되기도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주위의 시선과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뜻을 굽히지 않고 다가서는 인물로 재탄생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불멸의 캐릭터인 돈키호테뿐 아니라 소설 『돈키호테』의 진가가 국내에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스페인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극작가·시인. 1547년 스페인의 가난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거의 받은 적이 없으나, 천부적인 재능으로 세계가 기억하는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한 후 이탈리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르네상스 말기의 문화에 심취했으며, 1575년 본국으로 귀국하던 도중 해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5년간 노예생활을 했다. 1585년 처녀작 『라 갈라테아』 이후, 1605년 출간한 『돈키호테』 1편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 그 이후 『돈키호테』 2편, 『모범소설집』(1613), 『파르나소에의 여행』(1614), 『여덟 편의 희극과 여덟 편의 막간극』(1615)을 출간했으며,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인 1616년 4월 23일, 마드리드에서 사망하였다. 세르반테스는 그 시대까지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소설의 다양한 형식을 집결하여 문체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개방식에서도 참신함이 돋보이는 훌륭한 걸작을 만들어냄으로써 유럽 현대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역자 : 박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국립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학교 로망스어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 교수로, BK21 세르반테스 연구팀장과 한국스페인어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세르반테스학회, 세계스페인어문학회, 스페인황금세기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돈키호테』 발간 400주년 기념 제11차 세계세르반테스 국제학술대회를 서울에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스페인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스페인 문학사』(상, 중, 하), 『노벨문학상과 한국문학』(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모범소설』(1, 2), 『이혼 재판관』,『착한 성인 마누엘』,『스페인 역사』 등이 있다. 책속으로 [책속으로 보기]를 클릭하면 이 도서의 인상적인 구절을 볼 수 있습니다. “운명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길로 인도하는구나. 저기를 보아라, 산초 판사야. 서른 명이 좀 넘는 거인들이 있지 않느냐. 나는 저놈들과 싸워 모두 없앨 생각이다. 전리품으로 슬슬 재물도 얻을 것 같구나. 이것은 선한 싸움이다. 이 땅에서 악의 씨를 뽑아버리는 것은 하나님을 극진히 섬기는 일이기도 하다.” / “거인이라뇨?” / “저쪽에 보이는 팔이 긴 놈들 말이다. 어떤 놈들은 팔 길이가 2레구아나 되기도 하지.” / “저, 주인님. 저기 보이는 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인데요. 팔처럼 보이는 건 날개고요.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면서 풍차의 맷돌을 움직이게 만들지요.” / “그건 네가 이런 모험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저놈들은 거인이야. 만약 무섭거든 저만큼 떨어져서 기도나 하고 있거라. 나는 저놈들과 유례가 없는 치열한 일전을 벌이러 갈 테니까.” --- pp.99-100 “기사님, 들판을 아무리 둘러봐도 주인님께서 말씀하신 그 망할 놈의 거인이나 기사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어젯밤에 보았던 괴물들처럼 이 모든 것들도 마법인 모양입니다.” / “뭐라고? 너는 저 말들의 울부짖음과 울려대는 나팔 소리, 소란스러운 북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 “양들의 요란한 울음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데요?”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두 무리의 양떼가 가까이 다가왔던 것이다. / “두려워하는군. 산초야, 네 마음속의 두려움이 네가 올바르게 듣지도, 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두려움의 효력이 바로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네가 그토록 무섭다면 나를 혼자 두고 저만치 물러나 있어라.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은 나 혼자로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그러고는 창을 옆구리에 낀 채 로시난테에게 박차를 가하여 비호처럼 내려갔다. --- p.217 ㆍ미디어 리뷰ㆍ출판사 리뷰 • 미디어 리뷰 좌절않는 돈키호테 오늘의 귀감 |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 2004-11-27 | “돈키호테는 ‘내일’을 신뢰하는 인물입니다. 독자들에게는 우리가 패배하면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문학적 관점에선 소설의 바이블이죠. 후대의 호르헤 보르헤스에게서 발견되는 마술적 사실주의, 돈키호테가 독자로 등장하는 것과 같은 메타양식적 기법 등 온갖 현대 소설 기법이 담겨 있어요. 그런 책이 400년 전에 나온 겁니다.” 에 관한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자신이 마치 400여 년을 기다려왔다는 듯한 표정이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스페인 문학을 가르치는 박철 교수다. 최근 책 출간 400돌을 앞두고 세르반테스의 1부를 완역해 펴냈다. 10여 년 전부터 별렀던 일인데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분량이 방대한데다 17세기 스페인어를 현대어로 살리는 짐이 한 개인이 떠맡기에는 너무 크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는 52장의 1부(1605년)와 74장으로 된 2부(1615년)로 이뤄진 대작인데, 2002년 노벨연구소가 100명의 작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로도 꼽혔다. 소설로 이루어진 인류의 지적 보고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1915년 육당 최남선이 책을 소개한 이래, 대개 청소년용으로 축약해 번역하거나 중역이 많아 단순한 해학소설 이상의 본뜻을 충실히 전한 번역본은 드물었다. 스페인 라만차의 농부 알론소 키하노가 기사 소설을 탐닉하다 스스로 세상의 부정과 다투겠다며 집을 나서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작품의 함의가 그려내는 진폭은 크고 다양하다. 박 교수는 돈키호테의 모험을 통해 “작가가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의도적으로 전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세르반테스에 관한 한 세계적 석학인 프란시스코 마르케스 비야누에바(하버드대 교수)의 “세르반테스가 유대인계”라는 최근의 지적을 되새기며 “이게 사실이라면 현실 세계에 대한 강한 부정에 기반한 소설로서 전혀 다른 각도의 재고찰이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독서 풍토가 일부 서구 문학에만 치우쳐져 있다며 아쉬워한다. 세르반테스 작품의 전집 완역을 계획하며 (97~98년), 8편의 막간극을 묶은 (지난달)을 꾸준히 우리 글로 옮겨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는 지나칠 만큼 원저에 충실하다. “글쓴이와 읽는 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10명의 스페인 문학 전공자들과 함께 꼬박 19개월 동안 번역에 매달렸다. 지난해 ‘두뇌한국(BK)21’ 지원 사업으로 ‘세르반테스 연구’안이 선정된 게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번역이 막힐 때마다 그간 역서들을 들췄는데 난해한 부분은 빠져있거나 엉뚱하게 넘어간 게 대부분”이었다는 박 교수는 완역과 함께 출판 칙서, 가격표 등 당시 책의 원형을 그대로 되살렸다. 더불어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도서 삽화가로 유명한 구스타프 도레의 삽화(1862) 가운데 29점을 사이사이에 넣어 읽는 맛을 높였다. 책은 국내외 독자의 평가를 동시에 받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 와이드너 도서관에 함께 비치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1부를 읽고 또 읽었지만, 한 번 더 읽지 못한 아쉬움”을 이제 접고 2부 완역을 위해 새롭게 3~4년 장거리 경주를 준비할 참이다.
최종편집:2025-07-09 오전 1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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