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민속마을보존회는 2008년에 설립돼 성주 한개마을을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보존회 설립부터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온 이수인 보존회장은 아직도 눈을 감으면 40여년 전 수양버들에 강이 흐르고 멱을 감으며 놀던 아련한 한개가 떠오른다. 조상들의 정신을 계승해 진짜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겠다는 그의 초심은 아직 굳건하다.
▣한개민속마을보존회장으로서 맡은 일과 마을만의 특색있는 자랑거리를 소개 해주신다면?
2007년 12월 31일에 국가민속마을로 한개마을이 지정됐고 2008년 50세가 되던 해에 대구에서 살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때는 사무국장으로서 보존회를 설립하고 여러 회장님을 추대하며 한개마을을 닦아나갔다. 회장직으로는 3대와 현재 5대까지 이번이 2번째이고, 사업총괄을 하고 있다.
한개마을은 아직은 때묻지 않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마을로 잘 엮고 보존하면 한 획을 그을만한 문화적가치가 충분한 마을이다.
▣지난 11일에 열린 삼일유가축제의 개최 계기와 끝내신 소감은?
처음 이 축제는 2013년 문체부 사업으로 선정돼 기획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의 예산을 따놓고 후임 회장에게 맡긴 뒤 2년동안은 보존회를 떠나있었다. 그때 지역문화 기획자가 세부사업으로 진행했던 것인데, 현재는 가장 큰 사업이 됐다. 올해는 잘 끝냈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지 많은 생각이 든다.
앞전에는 임원들을 끌고 나가면서 주위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지역민, 임원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축제로 발전시키고 싶다. 연습은 많이 했으니까 이제 실전에 투입돼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할 생각이다.
▣이 밖에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체험·공연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현재 매주 일요일마다 별고을광대와 함께하는 `광대걸`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고 11월말까지 짚공예, 약과만들기 등 체험이 이어진다.
▣앞으로 하고 싶은 마을 홍보활동이나 계획된 사업 일정이 있다면?
예전부터 군과 진행됐던 한개마을 둘레길사업을 마무리해서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길 만들기 사업인데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선보일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또한 한개마을의 식문화를 알릴 생각이다. 전통주와 한개밥상에 대해 보여줌으로써 더욱 풍성한 마을의 색을 보여줄 것이다.
▣국가지정민속문화재인 한개마을처럼 세계에 많은 마을들이 분포되어있는데 벤치마킹할 마을이 있다면? 이유는?
헝가리에 새를 숭상하는 축제로 유명한 `홀로쾨`란 마을이 있다. 여기도 문화유산으로 유명한 민속마을인데 돌을 기반으로 회벽이 있는 너와집 형태의 집들이 구조돼있다. 유럽마을이지만 한개마을과 비슷한 면이 많다. 연 30만명의 관광객이 오는데 국가 지원 없이 낙전수입으로 운영된다.
지역민들이 주체가 돼 그들이 원하는 마을로 보존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명예를 가지고 스스로 마을을 지키는 것을 보며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한개마을`이란?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12년동안 나에게는 `한개`밖에 없었다. 가족에게까지 희생을 요구했었는데 잘 따라와줬다.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다.
한개마을에서 태어나 11년동안 살았고 재구출향인이었지만 한개를 잊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이 일은 숙명처럼 다가왔고 단순히 집이 아닌 나에겐 계승해야 할 정신이다. 그분(조상)들이 살아왔던 곳에 내가 다시 돌아온 것이 중요하다.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여기를 보존하고 지켜야한다. 현재는 어떠한 것도 이룬 것이 없기 때문에 평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같이 나아가야하며 특히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인생담론을 즐긴다. 정치 성향이나 나의 가치관을 주장하거나 펼칠 때는 그것에 맞는 행동을 꼭 해야한다. 그래서 봉사나 기부를 조금이더라도 꼭 이행한다. 최소한의 행동을 행하지 않으면 나의 가치관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자격이 없다.
▣개인적인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여행을 많이 한다. 시간만 나면 떠나는데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의 변화를 겪는다. 내 인생을 움직이는 것은 여행이고 여러 곳을 알고 느껴야지만 만물을 존중할 수가 있다.
▣보존회를 같이 이끌어가는 임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그동안은 조금 독재적으로 이끌어갔지만 올해부터는 좀 내려놓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서로가 미성숙하지만 잘해나가고 싶고 우리 임원들이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주길 바란다.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개마을은 `성주 속의 한개`이다. 역사 속에서 많은 말들이 오고 가지만 그 속의 진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한개마을의 과거 역할에 얽매이지말고 미래 성주의 큰 문화 먹거리로 이뻐해주길 바란다. 또한 한개의 학문은 통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인과 노론의 문화가 공존했던 것처럼 우리도 반목하는 관계보다 함께 공생하고 숨쉬는 문화로 한개를 보존, 발전시켜 계승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