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슈가 되는 단어 중에는 언성 히어로(unsung hero)란 말이 있다. 보이지 않는 영웅이라는 뜻으로 남들 눈에 띄진 않지만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직업 중 하나가 환경미화원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청결하고 깨끗한 거리는 그들의 노고 덕분이다. 이처럼 23년간 한 자리에서 일해 온 김해식 환경미화원 반장은 작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이에 김 반장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 간단한 자기 소개   성주에서 태어나 고향을 지키며 평생을 한 곳에서 자랐다. 성주군 소속의 환경미화원으로 23년간 재직했으며 지난해 명예퇴직했다. 요즘은 외손자의 재롱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일할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을 만끽 중이다. ▣ 환경미화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주된 업무는 무엇이었나?   원래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그땐 다들 힘든 시기였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새로운 직장을 찾았고 군에서 환경미화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로 이 일을 시작했다. 읍내 시가지나 면을 다니며 도로 환경을 정비했다. 우리는 항상 녹색 조끼를 입고 성주군의 깨끗한 이미지를 위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았다. ▣ 관내에서 업무상 시간을 많이 보낸 곳과 가장 큰 고충사항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고 이동량이 많은 시장 주변에서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타지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다보니 쓰레기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담배꽁초 같은 작은 것들이 하수구 밑까지 들어가 있으면 치울 때 곤란하다. 고충사항을 꼽자면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야외에서 일을 하는 직업이다. 하절기 동절기할 것 없이 오전 6시에 나와 오후 4시까지 일을 했다. 겨울엔 너무 춥고 힘들었는데 지난해 11월 대구 미화원 사고로 겨울엔 출근시간이 오전 8시로 바뀌었다. 그 전엔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 23년간 성주의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기억과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몇해 전 참외축제 당시 모든 행사장과 화장실 환경정비를 우리가 맡게 됐다. 축제가 끝난 뒤 도에서 종합평가를 진행했는데 우리 환경정비가 큰 성과를 이뤄 뿌듯했다. 또한 2013년 전국에서 10명만 받는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때 이숙희 계장을 포함해 많은 관계자 분들이 애써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꼭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힘들었던 순간은 2018년 태풍으로 인해 성주읍내 홍수가 발생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우리를 덮쳤고 복구하는데 많은 시일이 걸렸다. 당시 군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명예퇴직을 맞이했다. 같이 일해 온 동료들과 지지해 준 가족들에게 전할 말은?   퇴직할 때 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갔는데 동료들이 든든하게 있어줬기 때문에 좋은 기억만 안고 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군과 군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환경미화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가족들에게는 항상 고맙다. 오랜 기간동안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직무를 마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힘이 크다. 항상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줬듯이 앞으로도 올바른 길로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다. ▣ 깨끗한 성주 만들기를 위해 가장 수반돼야할 점이 있다면?   현재 군은 문화·관광도시로써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성주를 방문하기 때문에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며 군민들의 시민의식도 수반돼야 한다. 내 고향(지역)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주위를 청결하게 하고 가장 기본적인 재활용 및 쓰레기 배출방법을 지켜야 한다. ▣ 향후 계획한 사업이나 개인 목표가 있다면?   현재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고 절감한다. 일단은 쉬면서 주위를 돌아볼 예정이다. 우리 자식들이 사업을 하는데 힘이 돼주고 싶다. 계획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외손자와 시간을 보낼 거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쉼없이 살아온 듯해 여유를 가지고 싶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지?   자식들에게 어릴 때부터 가훈처럼 말했던 것은 `수적천석(水滴穿石)`이다. 한 방울의 물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오랜 기간 내공이 쌓이면 큰 힘이 된다는 말이다. 비슷한 결로 근면 성실이 중요하다. 23년동안 일하면서 맡은 바 책임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 여가시간 활용법이나 취미는?   예전에는 등산을 자주 갔다. 체력이 예전같진 않지만 근교에 있는 산을 다녀볼까 한다. 생각을 환기시키는데 안성맞춤이다. ▣ 성주의 오랜 환경지킴이로써 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의 주 업무공간은 읍내 시장통이었다. 많은 상인 분들이 인사는 물론 추울 때는 따뜻한 차를, 더울 때는 시원한 음료를 선뜻 내어줬다. 일하는 동안 저희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어 주셨던 상인 분들 뿐만 아니라 모든 군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성주군의 위상을 높이고 깨끗한 성주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 끝으로 가내 평안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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