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민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기준 성주지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사흘 연속으로 이어진 가운데 이는 전년대비 약 일주일 정도 빠르다.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폭염 장기화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발효된다.주말 한때 비구름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더위는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 이상까지 오르며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때 이른 무더위에 곳곳에서 어지러움과 탈진, 경련, 실신 등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지난 11일 경북 성주군 벽진면에서 참외를 수확하던 60대 여성이 갑자기 탈진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향했고, 이튿날 월항면의 70대 남성도 뙤약볕에 텃밭작업을 하다 현기증을 느껴 치료를 받았다.특히 성주는 지역특성상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층이 많아 매년 여름마다 온열질환 취약지로 여겨진다.참외밭에서 만난 농민 A씨는 "아침 7시만 해도 비닐하우스 안은 40℃가 넘을 정도로 덥다"며 "전날 미리 따거나 새벽부터 작업을 시작해도 요즘 워낙 참외가 많이 나오다 보니 오전 9시 넘어서까지 하우스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건설현장도 마찬가지로 더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작업자 B씨는 "7~8월 장마기간 전 어느 정도 일정에 맞춰 공사를 해야 하는데 폭염으로 중단되거나 미뤄지면 전체 사업진행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권고에 따라 매시간 10분가량 휴식을 취하려고 하지만 점심시간까지는 대개 더위를 참으면서 일하는 편"이라고 토로했다.극심한 더위는 작업능률을 저하하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전국에서 사망자 2명을 포함한 총 198명의 온열질환자(추정)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41.9%가량 늘어난 수치다.같은 기간 경북에서는 총 2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달 10일부터 나흘 동안에만 전체 40%에 이르는 집중양상을 보였다.다만 의료기관에 미이송된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온열질환자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경북연구원(GDI)이 지난 5년간 폭염 피해특성을 분석한 결과 농작업이 이뤄지는 논밭과 실외작업장 등에서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지자체는 군민을 대상으로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하며 폭염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전파하고 있다.성주군 관계자는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낮 시간 농사일, 공사작업 등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물 마시기와 휴식으로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밖에 낮 시간대를 중심으로 마을방송 및 예찰활동을 이어가고 읍·면소재지 주요 간선도로 및 이면도로에 노면 살수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또한, 성주군보건소의 방문건강관리 전담인력 간호사 5명이 폭염에 취약한 독거노인, 만성질환자 등 지역 내 2천300여가구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한다.혈압측정 및 혈당검사로 대상자의 기초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생수, 물통, 얼음팩 등 폭염에 대비한 물품도 배부할 예정이다.한편, 기상청이 올 여름은 평년에 비해서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찜통더위를 고려한 지자체 차원의 폭염대책이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