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선원(在家禪院)에서 죽비를 놓고 을유년 동안거(冬安居) 해제(解際)하던 날 이었다. 내 고향 성주 금수면 무학리 속칭「고베이」마을 뒤 도솔 암에 지혜 큰스님을 친견하겠다고 전화를 하였다. 지혜스님은 근세 한국 불교 선종을 개척한 경허, 혜월 운봉, 향곡, 진제스님으로 이어온 한국 선(禪) 불교 가풍에 따라 깨달음을 인가 받고 전법 계를 받은 동화사 금당 선원 조실 이며 부산 해운정사, 경주 금천사 창건주이신 진제 큰스님의 맏 상자(尙子)이시다. 스님 하루일정에 차질이 있을까 봐 밤에 출발하여 아침공양 전에 도착하였다. 지난해 성주 댐 부근(봉두. 후평리) 선산에 벌초를 마치고, 무학에 계신다는 말씀만 듣고 그곳에서 스님의 처소를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 위아래 헤매다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아 간 곳이 스님이 계신 도솔암이였다. 비는 내리고 밤은 어두워 오고 있었다. 스님은 용무를 마치고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린 끝에 인사드린 일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이 하게 되었다. 재가(在家) 선방(船房) 말씀에 이어 화두(話頭) 챙기는 법을 말씀하시고는 우선 깨닫겠다는 원(願)이 사무쳐야 한다면서 강조하시고는 공부에 참고될 말씀을 자상하게 일러주신다. 여러 가지 사담(私談)을 겸하다보니 햇빛이 창문을 환히 밝혀 속세인이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굴을 지어 정진하던 자리에는 아직 단청도 하지 않고 협시불도 모셔져 있지 않는 대웅전이 병풍처럼 감싼 산을 뒤로하고 조성되었고 북다래미(독용산성 정상) 넘어 가야산 상봉이 가까이 와 닿는다. 진제 큰스님께서 봉화군 축서사 무여 선사께서 주석하신 곳에 법회를 끝마치고 오시던 길에 지혜 절(도솔암)이 여기(축서사)보다 좋다라는 말씀을 인편에 들었다면서 흐믓해 하셨다. 스님의 고행도 여기 용암이며, 여기서 자라 출가하였다고 하신다. 고우스님도 여기 출신이요, 얼마 전에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이 다녀갔는데 아래 마을 속칭「가리이」출신이라 하신다. 선사휘하에서 선(禪)원장으로 제방(諸方) 수도자를 지도하시련만 성불하리라는 서원 하나로 토굴 정진하시던 모습을 그려보았다. 지대가 높아서일까 창문에 찬바람이 스치고, 길옆에는 눈이 쌓여 조심스레 하산하여 이정표 길상(吉祥)도량이라는 조그만 팻말을 보았다. 부처님이 상주하시는 도량이라는 말씀일까. 상서(祥瑞)러운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충만하여, 스님의 가르침을 받을 비구, 비구니, 청신자, 청신녀 사부(四部)대중(大衆)이 운집(雲集)하여 도량에 법석(法席)을 그득 메울 날이 곧 오리라는 생각을 지우지 않았다. 한 구 석 불명 나무 불(佛) 법(法) 승(僧)
최종편집:2025-07-09 오전 1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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