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 특히 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최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성주군협의회는 `쿨 서포터즈`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현장 중심의 봉사를 펼치며 이웃의 곁을 지키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 움직이는 이영희 회장을 통해 봉사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성주군협의회(이하 적십자회)는 어떤 단체인지 간단히 소개한다면?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안녕과 복지를 꾀하는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순수 봉사단체다. 성주군 10개 읍·면 200여명의 회원이 모여 재난구호, 취약계층 지원, 복지사각지대 발굴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읍면을 순회하며 운영하는 `사랑의 밥차` 행사도 그중 하나다. 지난달 말에는 대가면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지역 어르신 300여명을 모시고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대접하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최근 진행한 `쿨 서포터즈` 활동은 어떤 취지로 하게 됐나?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회원들이 나섰다. 직접 500ml 생수 2병씩을 들고 마을 내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안부전화를 통해 건강상태를 살피며 무더위 쉼터 이용을 안내했다.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여도 마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움직이는 어르신들을 보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무더위가 더 이상 단순한 날씨가 아닌 재난임을 실감했으며 작은 생수 1병조차 어르신에게는 소중한 생명줄이라는 생각으로 활동에 적극 임했다.▣ 어떤 계기로 적십자회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활동을 시작한지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처음에 지인의 권유로 참여했는데 활동하면서 진정한 인도주의 정신의 의미를 깨달았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결혼이민자가 오랫동안 친정에 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관련 지원사업이 있어 안내한 덕분에 고향을 다녀올 수 있었다. 당시 보여준 반가움과 감사의 인사는 잊을 수 없다. 이밖에 긴급 생활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직접 찾아 적절한 제도를 연계했을 때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가장 큰 원동력은 함께하는 봉사자들의 헌신과 우정이다.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작은 나눔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통해 봉사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또한, 농사일로 한창 바쁠 때도 시간을 쪼개 봉사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이해와 응원 덕분이다.▣ 앞으로 적십자회를 통해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나 계획이 있다면?청소년부터 봉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해보고 싶다. 생활인구 감소에 따라 신입회원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적십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대교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젊은 세대가 봉사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나눔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싶다.▣ 이밖에 어떤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수륜면 오천2리 부녀회장으로 6년간 일했고 현재는 성주군여성단체협의회 감사를 맡고 있다. 지역사회 화합을 위한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코자 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가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풍물패에 가입해 장구를 배웠으며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곧 10월에 열리는 풍물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령읍에서 2~3년간 수영을 배운 적 있고 수륜면복지회관 내 헬스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가끔 손주들이 집에 오면 함께 동네를 산책하거나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10년 뒤에도 봉사를 계속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처럼 지역사회에 희망을 나누는 삶의 흔적이 따뜻하게 남아 있길 바란다. 그동안의 경험과 지혜가 봉사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가족 및 적십자회 회원 등 주위 고마운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가족의 배려와 응원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또한, 언제나 한마음으로 함께해준 적십자회 회원들의 따뜻한 정성이 있었기에 지역사회에 작은 빛을 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임회장들의 넉넉한 리더십을 보며 진심 어린 봉사의 가치를 배웠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