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전망대에서 운무에 가린 금강산 비로봉을 바라봅니다. 아, 가보고 싶은 할아버지의 나라 그 나라에 그렇게 아름다운 산이 있었습니까? 바닷가 명사십리 끝없이 펼쳐진 저기, 저 끝에 삼일포가 보이네요 어머니가 할아버지를 부르네요 그리운 아버지를 눈물 흘리며 목놓아 소리쳐 부르네요 그리운 금강산만큼 늙어버렸을 아버지 아버지 제가 왔어요 ----------------------------------------- 이산가족 - 이 시대의 슬픔이라 덤덤히 말하기엔 너무 아픈 말이다. 우리에게 피붙이 살붙이를 강제로 흩어버린 통한의 역사가 있었다. 그 역사의 그늘에서 남몰래 가슴을 뜯어 온 이들의 가쁜 숨결이 아직 이 땅 구석구석에 살아 있다. 맺힌 한들이 가슴에서 돌덩이로굳어버릴 즈음 다시금 부드러운 흙가슴으로 조금씩 풀려가고 있으니 이 또한 우리 겨레의 절절한 외침이 하늘에 닿은 다음의 일이다. 저렇게 부둥켜안고 몸부림치며 뿌리는 눈물이 얼마나 더 통일의 길 위에 넘쳐흘러야 할 것인가. 이 시는 남녘에 사는 이산가족인 어머니의 아들이 금강산을 바라보며 큰 감회에 젖는 시다. 아직 북녘길이 물길 뱃길도 열리지 않은 암담한 때의 시(詩)인데 지금 읽어도 가슴을 울리는 것은 거기 통일에의 열망이 있고 그것이 낮은 땅을 찾아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러운 것임을, 피붙이의 그리움으로 노래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통일이야말로 가장 부자연스런 상태를 자연스런 상태로 돌려놓는 일이 아닌가. (배창환·시인)
최종편집:2025-05-14 오후 0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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