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이 시는 노래로 곡이 붙여져서 널리 알려져 애송되고 있는 중이다. 처음 따라 불러보면 우스워서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마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노래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노래했기 때문일까. 자주 꽃 핀 거야 보나마나 자주 감자고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일 수밖에..... 그런데 우리는 지난 날 너무나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노래하지 못하는 험한 시대를 살아왔고 아마도 시인은 이런 노래로 당시의 삶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노래는 그런 숨은 뜻을 굳이 캐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다.
내게도,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자주 꽃 감자를 캐 보면 어김없이 자주 감자가 주렁주렁 올라오는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배창환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