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중소상공인들의 폐업. 서민경제가 얼어붙을수록 상공인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마저 굳게 닫히면 상공인의 `대박` 꿈은 이내 `쪽박`이라는 현실 앞에 무릎 꿇게 마련이다.
폐업 등 경기 침체의 늪이 쉬 걷혀지지 않는 요즘. 최근 3년 새 성주지역 영업장은 어떤 몸살을 앓았을까. 군이 제시한 2006년 1월 1일∼2009년 1월 1일까지의 식품위생업과 공중위생업소의 운영·폐업업소 현황을 통해 지역 경기를 유추해 보았다.
▲식품업소-폐업, 개업 되풀이
2006년 1월 1일부터 2009년 1월 1일까지 3년 동안 30곳 이상 문을 닫은 식품자동판매기업을 제외하고, 일반음식점 등 4개 업종에서는 1∼2곳만이 폐업하는 데 그쳤다.
일반음식점은 2006년 대비 1곳(673곳→672곳)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폐업과 개업을 반복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37곳이 폐업하고 33곳이 개업했다. 2007년∼2008년에는 92곳이 폐업한 반면 95곳의 새 음식점이 영업에 들어갔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소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라는 일반적인 의식이 창업과 폐업의 되풀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유흥주점과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 업종은 기간 중 각각 1곳이 줄어들었다. 유흥주점은 2006년 2곳이 문을 닫고, 2008년 1곳이 새롭게 개업했다. 현재 16곳이 영업 중이다.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 업종은 2006년 대비 1곳이 감소한 19곳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3년 간 6곳 폐업, 5곳 개업을 감안한 수치다.
가장 많이 폐업한 업종은 식품자동판매기영업이다. 2006년 대비 33곳이 문을 닫아 63곳이 운영되고 있다. 제과점은 2006년 대비 2곳이 줄어들어 현재 7곳에서 고객을 맞고 있다.
반면 동종업체 수가 증가한 업종도 있다. 지난 3년 간 단란주점은 2곳이 늘어 군내 28곳이 영업 중이다. 다방으로 대표되는 휴게음식점과 식품제조가공업은 각각 6곳씩 늘었다. 휴게음식점 163곳, 식품제조가공업 39곳이 지역에 터전을 두고 있다.
▲공중업소-이용·세탁업 감소, 숙박·목욕장업 증가
이용업은 2006년 대비 3곳이 줄어 36곳이 영업 중이다. 2007년 폐업 3곳, 개업 3곳으로 수치의 변동이 없었지만 2008년 3곳이 폐업을 선택했다. 세탁업은 2006년 16곳에서 2007년∼2008년 1곳 폐업을 더해 현재 15곳이 지역 내 자리 잡고 있다.
기간 중 소폭 증가한 업종도 있다. 2006년 대비 숙박업은 1곳(총 36곳), 목욕장업은 2곳(총 12곳)이 늘어났다. 미용업은 2007년∼2008년 동안 13번씩의 폐업과 개업을 반복해 수치의 변동이 없었다. 2006년과 동일한 57곳이 운영 중이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업체가 늘어나거나, 소폭 폐업으로 그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일정 수준의 단골고객 유지, 용모 단정과의 밀접한 연관성 등 공중위생업소의 특수성이 손꼽히고 있다.
▲속사정은…매출 줄어 가슴앓이
지난 3년 간 대부분의 업종에서 폐업과 개업이 되풀이 됐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전체 영업장 수가 많이 줄지 않았다. 자연 경기불황을 비껴간 듯 보인다. 하지만 업체 수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해서 수익이 유지된 건 아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고 있다는 게 지역의 현실이자 상공인들의 고민거리다.
성주읍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 할인을 요구하거나 가정 내에서 세탁하는 주부가 많아 현재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며 한숨을 내쉰 뒤 "IMF 시절에 장사가 더 잘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답답할 뿐이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우고기 집 대표 이모씨의 고민은 가슴앓이 수준을 넘어섰다. 찾아주는 고객이 없다시피 해 영업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가계 출혈을 막기 위해 매장을 내놓고 싶지만 이마저도 포기했다. 선뜻 나서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모씨는 "매출이 없어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다"면서 애꿎은 계산기만 두들겨 댔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성주군지부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은 2005년 대비 61곳(733→672)이 문을 닫았다. 주5일 근무로 인한 주말 고객 감소,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뜸해진 회식자리, 대구 출퇴근 공무원의 지역 내 술자리 기피 등이 매출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주군지부 박후분 지부장은 "대부분의 식당이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근근히 운영되는 곳이 많은 만큼 지역 내 음식점을 자주 찾아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