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갈 곳이 없어요. 마냥 집 주변만 배회할 뿐이죠. 장애인들끼리 모여 신세 한탄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지체장애인(1급) 김모씨는 사람이 그립다고 했다. 다리가 아픈 것보다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것이 불편해져 버린 현실이 더 가슴 저리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말동무를 원하는 간절한 눈빛에는 비장애인과 어울리고픈 마음은 담겨 있지 않았다. 서로가 불편하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릎 위로 떨어진 한두 방울의 눈물을 훔쳐내며 나지막이 뱉어낸 말은 그의 소박한 욕심이었다. “장애인들끼리 장기도 두고, 컴퓨터도 배우면서 남들처럼 여가생활을 즐기면 얼마나 좋겠어요.” 장애인 3천318명, 군 인구의 약 7.3% 김씨와 같은 군내 지체장애인은 1천706명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299명을 포함하면 총 2천5명이 지체장애로 등록돼 있다. 군 주민생활지원과의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지역 내 장애인은 총 3천318명이다. 이 가운데 지체장애가 60.4%로 가장 많다. 유형별로 뇌병변 장애 367명, 시각장애 345명, 청각장애 315명, 정신장애 130명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일부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 외에 시각·청각장애인 등도 김씨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로의 처지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마땅한 복지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따뜻한 보금자리 어디에? 주민생활지원과에 따르면 장애인 복지시설로는 ‘예원의 집’이 유일하다. 지적장애인 일부가 보호를 받으면서, 간단한 작업을 하는 자활기관이다. 군의 일부지원 하에 운영되는 개인시설에 해당된다. 군청 옆에 위치한 정신보건재활센터에서는 정신지체,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자활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읍 소재 장애인심부름센터는 혼자서 하기 어려운 목욕 등을 돕는다.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에 대한 가사간병, 청소사업을 실시하는 성주지역자활센터도 있다. 여기에 성주군장애인협회와 경북지체장애인성주군지회를 포함하면 총 6개의 시설과 단체가 있다. 하지만 군 전체 인구의 약 7.3%를 차지하는 장애인에게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 훈련을 제공하거나 여가활동 및 사회참여활동 등에 편의를 제공하는 복지시설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개 단체에서는 편의시설 점검과 조사, 각종 민원상담 등 행정업무가 주를 이룬다. 자연 복지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성주군장애인협회 김종근 사무국장은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목욕탕과 체육·여가시설, 직업재활시설과 같이 서로 대화하고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지역 내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과 굳이 비교하자면, 같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복지시설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군내에는 면 단위 노인회관을 포함해 230여곳의 경로당이 있다. 장기요양기관이나 재가장기요양기관, 노인휴양소, 복지센터, 노인교실 등 어르신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은 10곳이 넘는다. 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 복지 사각 얼마나 줄여 줄까 장애인을 위한 상담과 치료, 자활, 여가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쉼터가 전무하다시피 한 지역의 여건 개선을 위해 다행히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계획이 복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계획은 현재 부지매입안이 도출된 상태다. 지난 21일 열린 군의회 정례 간담회에서 주민생활지원과는 부지매입 및 기본설계와 관련해 보고했다. 향후 추진계획으로는 오는 5월 부지매입비와 기본설계비 확보, 9월 기본설계 실시 및 확정, 주민 여론수렴, 2010년 2월 공사착공을 거쳐 2011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예산 적극 반영이라는 의회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밝혀진 만큼 군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관의 규모는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으로, 장애인·아동·청소년복지시설, 자활센터, 자원봉사센터, 지역주민 이용시설 등으로 꾸며질 전망이다. 특히 장애인 복지시설로는 운동·목욕·자활·주간보호시설과 체력단련실, 쉼터, 직업·의료재활시설 등이 들어선다는 밑그림이다. 주민생활지원과 이병월 과장은 “장애인을 위한 공간은 장애인협회 등과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시설 배치가 이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성주군장애인협회 김종근 사무국장은 “복지관 건립이 3년 전부터 거론된 만큼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결정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의 장애인들이 활짝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최종편집:2024-05-20 오후 03: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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