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배우자! 자연모사공학 가천초등학교 교사 홍희진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해 온 환경을 견디며 공룡처럼 멸종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까요.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체는 35억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의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다듬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파리나 잠자리는 빠르게 날다가 갑자기 멈출 수도 있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 수도 있으며, 뒤로도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비행기술은 아직 인간이 만든 비행체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아주 어려운 기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 비행기술을 모방하여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단백질로 이루어진 거미줄은 머리카락 보다 가늘어도 강철보다 10배 가까이 강합니다. 사진에서처럼 새가 걸려도 끄떡 없지요. 북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샌드피쉬 도마뱀은 모래 속을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헤엄쳐 다닐 수 있구요. 남아메리카 개울가에 서식하는 거미는 아무리 물속을 돌아다녀도 전혀 물에 젖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주 신기한 능력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요? ■ ‘자연모사공학’이라고?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진 자연을 모방해 인공물을 개발하려는 과학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자연모사공학’이라는 과학 분야도 생겨나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연모사공학’이란 그럴듯한 이름이 붙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실 인간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연을 따라해 왔습니다. 아주 오래된 그리스 신화에는 이카루스가 크레타 섬을 탈출하기 위해 새의 깃털로 날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그때부터 사람들은 새들을 보고 날개를 흉내 내어 날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설 속의 이야기에서부터, 우리의 옛 조상들은 동물의 발톱을 본 따 화살촉을 만들어 쓰고, 물고기의 모양을 보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유선형의 배를 만들고, 새들의 움직임을 연구해서 비행기를 개발해 왔습니다. 혹시 자연이 가진 초능력과 같은 힘을 인간은 가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느끼고 있나요? 하지만 인간은 이를 모방해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더 멋진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이러한 자연을 닮고자 하는 노력들이 점점 더 발전해서 ‘자연모사공학’이 만들어졌으니까요! 여러분의 옷이나 가방에 많이 붙어있는 벨크로(일명 ‘찍찍이’)테이프 역시 ‘자연모사공학’을 설명할 때 가장 쉽게 예를 들 수 있는 것이랍니다. 1948년 프랑스의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란 사람이 산책을 나갔다가 옷에 붙어온 엉겅퀴 씨앗을 보고 갈고리처럼 생긴 한 쪽 면이 털이 붙어 있는 다른 쪽 면에 달라붙는 구조를 생각해냈지요. 엉겅퀴 씨앗이 번식을 위해 다른 동물의 털에 붙어 이동하는 이 단순하면서도 놀라운 구조는 벨크로 테이프라는 인공물로 발명되어 옷이나 가방 같은 생활용품에서부터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선에 물건을 고정하는 데 활용할 정도로 쓰임새가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연모사를 ‘공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달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IT기술 등 첨단기술과 결합하면서 자연모사공학이 비로서 빛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즉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현상 정도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자현미경으로 아주 작은 분자나 원자 까지도 관찰이 가능하고, 또 작동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이론과 기술들도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 상어의 피부를 입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입어 화제가 되었던 수영복 ‘패스트 스킨’은 상어의 피부를 연구해서 얻어진 결과입니다. 상어의 피부를 마이크로미터, 나노미터까지 확대해 보았을 때 오톨도톨하게 솟은 돌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돌기가 어떤 역할을 해서 상어가 수영을 잘 할 수 있는지 연구했기 때문입니다. 그 돌기들이 수영을 할 때 몸의 표면에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작은 소용돌이를 몸에서 튕겨내는 역할을 하며 상어는 물의 저항이 센 코 정면에는 거친 돌기를, 코 아래에는 부드러운 돌기를 갖고 있어 부위별로 튕겨내는 힘을 다르게 함으로써 추진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쓸 데 없는 마찰은 줄인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패스트 스킨’을 만들었던 회사는 이를 더 보완해서 ‘레이저 레이서’라는 수영복을 내 놓았는데요, 올해 나온 수영 세계 신기록 33개 중 30개가 이 수영복을 착용한 선수들에게서 나온 것이라니 정말 대단하지요. ■ 세차할 필요가 없다구요? 비가 내리는 풍경, 여러분은 연꽃잎을 본적이 있나요? 연꽃잎은 젖는 법이 없이 오로지 또로록 물방울들이 모여 흘러내리지요. 이는 연꽃잎 표면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산봉우리가 수없이 솟아 있고 이 산봉우리에 나노미터 크기의 돌기가 마치 나무처럼 심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방울은 연꽃잎에 난 크고 작은 ‘골짜기’와 ‘숲’ 사이를 타고 일정한 크기로 모인 채 흘러내리게 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표면의 먼지까지 말끔하게 씻기는 것이지요. 이것을 ‘로터스 효과’라고 부른답니다. 자동차에 이러한 로터스 효과를 지닌 페인트를 바르거나 필름을 입히면 어떻게 될까요? 세차를 안 해도 차는 항상 말끔하고, 빗물을 쓸어내릴 와이퍼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건물 외벽이나 도로 표지판을 청소할 이유도 사라지고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도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겠지요. 현재 독일에서 이런 효과를 내는 페인트를 이미 개발했고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홍합 같은 조개류가 바위에 단단하게 붙어 잘 떼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강력한 접착제를 생각하기도 하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강하게 쪼아대는데도 뇌에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을 보고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를 고안하기도 하고, 빨판상어나 문어의 빨판을 보고 여러분이 욕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압축 고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필요를 발명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내가 필요해서,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효과적으로 이용할까라는 고민이 좋은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자연은 발명의 아버지라고 불리 울 수 있지 않을까요? ■ 우리 이렇게 해봐요! 여러분은 매일 자연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잠자리, 창가에 놓인 오랫동안 물을 주지 않아도 싱싱한 선인장 화분, 학교 담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작은 웅덩이의 소금쟁이, 나침반도 없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그냥 무심코 지나치진 않았나요? 대자연은 무한한 아이디어의 창고입니다. 사소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자연의 모습에 질문을 던져보세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니?’, ‘왜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 거니?’ 하고 말입니다. 훨씬 자연이 재미있고 소중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연이 간직한 보물 같은 능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과학자나 발명가를 꿈꾸는 친구들이 있다면 여러분 중에 자연을 이용한 멋진 발명가나 자연모사공학자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요?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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