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공원 기능으로 활용도 높여야
꼭 필요한 추가시설과 지속적 관리 필요
노인인력 활용해 시설물 자발적 관리 유도
지난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는 첫날 본사를 찾아온 제보자로 인해 특별취재로 기획한 ‘예산리 어린이공원 이용 실태’를 조사 보도한 바 있다. 그 후 1년이 경과한 지금 군의 예산지원에 의해 무엇이 어떻게 변했으며, 현재 이용실태 및 만족도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작년 6월 한 어르신의 제보를 통한 본지특별취재(2008년 6월 10일자 제 469호) 이후 ‘예산리 어린이공원’은 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우레탄 농구장, 놀이부대시설, 게이트볼장 등으로 공원이 새 단장됐다.
명실 공히 도심 속 휴식 공간의 면모로 일신된 것이다.
더욱이 어르신을 위한 게이트볼장 신설은 노인복지차원에서 노인여가선용 및 취미생활, 건강증진의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한 착안으로 보여 지며, 자발적 공원관리위원회 등 노령인구 활용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보여줘 어르신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게이트볼교실 운영에 따른 부대시설이 전무한 상태로 어르신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행정부서에서는 어린이공원 새 단장 후 후속조치를 통해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특단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공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년 전 성산리 일원에는 대부분이 파 경작지였다. 1990년 성산리 지역 토지구획정리 사업이 결정됨에 따라 환지방식의 구획정리사업을 추진하면서 의무시설 중 어린이공원을 성산리와 예산리에 나눠 설치했다.
‘성산리 어린이공원’은 1700㎡의 면적에 시설은 철봉 1개, 평행봉 1개, 어린이놀이터 1개 등으로 구성됐다.
2008년 현재 이보다 조금 큰 ‘예산리 어린이공원’은 1900㎡의 면적에 성산리와 같이 어린이놀이터로 구성됐다. 10년 전인 1998년 12월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군 예산과 도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체육진흥기금으로 농구장, 철봉, 허리돌리기, 사각탁자, 편의의자, 오금펴기 등의 시설을 갖췄다. 또한 2006년에 설치한 민방위 비상급수시설과 2007년에 설치한 다목적 운동기구가 구성돼 있다. 10여년 자란 수목이 천혜의 그늘을 제공해 이용자만 많으면 좋은 도심공원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상황이었다.
1년 후 개선된 시설 현황은?
지난해 본사 특별취재 결과 10월 1일부터 2개월 동안 군 예산 1억원을 들여 예산동 어린이공원 정비 공사를 한 결과 어린이 종합놀이대와 우레탄 바닥의 농구장, 게이트볼장, 기존운동기구 보조시설을 설치하고 배수공 126m와 가로등 4개소를 설치했다.(사진참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골대뿐이던 농구장이 체육관에서 사용되는 우레탄 소재로 바뀌어 언제나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 구장으로 바뀌었다.
둘째, 게이트볼장의 신설이다. 전 군민의 1/4이 노인인 성주지역에 노인복지시설의 일환인 게이트볼 구장 시설은 어르신 전당에서 실시하는 강좌과목인 게이트볼교실의 실기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뛰어난 접근성으로 노인들의 여가선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어린이 놀이장의 시설교체다. 이는 외형 상 별 문제가 없어도 안전을 위해서 법적으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시설을 교체해야 한다. 현재는 FRP 계통의 아름다운 시설로 바뀌어 어린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넷째, 본사가 강조한 야간 우범지대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조명시설이다. 적당한 밝기의 4개의 가로등은 공원의 안정성은 물론 야간 운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긴요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 외에 우천 시 물빠짐 배수공은 미관상 좋을 뿐만 아니라 공원관리와 청결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재 이용실태는 어떤가?
넓은 면적에 새롭게 자리한 종합놀이대는 안정성이 매우 높다.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FRP 제품으로 바뀌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용률이 낮아 하교시간 후에만 잠시 어린이들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우레탄으로 잘 정돈된 농구대는 청소년이나 어린이 모두가 농구와 간이야구, 줄넘기 등 범용하고 있다. 바닥이 안전한 우레탄이기 때문에 마구 뒹굴어도 다칠 일이 없으며, 야간조명으로 인해 밤에도 운동할 수 있는 조건이 돼 지난해에 비하면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새롭게 단장된 게이트볼 구장은 국제규격보다는 좁으나 지난해보다 넓은 장소에 설치돼 노인들의 여가선용과 건강관리, 게이트볼교실 실기연습장으로 애용되고 있다.
다만 녹색공간 조성을 위해 설치한 잔디는 시공미비와 관리부족으로 인해 거의 죽은 상태로 방치돼 있으며 이는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종목의 특성 상 휴식 의자와 그늘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쉼터가 없어 버려진 소파를 일렬로 배치해 두고 있어 미관상 좋지 않다.
그늘을 위한 나무심기가 후속적으로 병행되지 않아 자칫 공원의 면모를 잃기 쉬운 상황이다. 이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여겨진다.
지난해 지적에서 해소되지 못한 부분
예산부족으로 인해 청소년의 안전을 위한 CCTV 설치는 보류됐다. 야간에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이는 가로등 시설과 확 트인 조망으로 우려했던 우범지대화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공원입구의 조경석 설치와 장미화단 조성, 노인들의 쉼터를 위한 팔각정 설치, 간이화장실, 급수대(급수대는 새로 설치하였지만 물이 나오지 않으며 음용이 가능한지조차 알 수 없다) 시설 등은 전혀 갖춰지지 않고 있다.
특히 노인 인구 활용을 위한 좋은 모델로 추천한 공원관리위원회도 설치되지 않았다. 게이트볼 구장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로 공원 내의 어린이들을 돌보고, 쓰레기 등을 처리해야 하는데 이런 관리사나 부대시설이 구성되지 않고 있다. 또한 시설공사를 위해 공원 입구 파고라와 수목을 제거했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해 공원의 기능이 훼손됐지만 조경에 대한 후속조치가 되지 않았다.
시설물 관리주체는 어디인가?
예산리 어린이공원의 관리부서는 네 곳이다. 먼저 어린이공원의 시설관리는 새마을개발과 내 지역계획부서에서 관리하며, 체육에 관련된 운동시설은 문화체육정보과 내 체육청소년계에서 관리한다. 또한 잔디관리와 비상급수시설 등은 읍사무소와 재난관리과 민방위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유지관리 주체가 없다는 것이 시설방치와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 노인을 이용한 공원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매일 공원 내 접점에서 시설물을 보호·관리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개선돼야 할 사항
먼저 훼손된 수목을 재정비해야 한다. 나무와 잔디, 벤치등 공원의 기본 조건을 갖추기 위해 빠른 시간 내 나무를 심고 잔디를 되살려야 한다.
둘째는 시설공사를 한 업자를 통해 게이트볼 구장 내에 죽은 잔디를 다시 식재하고 완벽한 잔디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원에 체육시설을 설치할 경우 녹색을 훼손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벌거숭이 땅으로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셋째, 게이트볼 구장은 기본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구장 주위로 벤치를 설치해 운동하며 기다릴 때 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구장주위에 나무그늘이 생길 수 있도록 식재를 해야 한다. 또한 노인들과 공원이용객들이 사용할 간이화장실도 필수적이며 음용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급수대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공원 활성화를 위해 노인들로 구성된 자발적 공원관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를 한 편에 설치함으로써 항상 시설물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의견들
어르신전당 관계자
게이트볼 구장의 신설은 전 군민의 25%에 달하는 노인복지 차원으로 보아 성공적인 사업이다. 노인, 어린이, 청소년이 삼위일체가 되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만남의 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인들이 자원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공원시설을 잘 활용, 관리하며 손자·손녀 같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지도 함으로써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몇 가지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어르신들은 입을 모은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첫째, 당초 시설계획은 잔디구장이라 잔디를 심었으나 생육관리 미흡으로 실질적인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계속 관리를 요하고 있다.
둘째, 코트 내 5cm 백색라인을 설치했으나 수차례 훼손, 파기, 도난 등으로 구장의 유지관리에 애로사항이 많다. 그 해결방안으로 공원 한 곳에 관리사(경기 때는 간이대기소)격인 프리존의 설치가 시급하며 이는 갑작스런 비바람도 피하고 노인들의 청소년 지킴이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수목과 잔디를 많이 가꿔 명실상부한 공원기능과 쉼터 역할을 해 주어야 하며 넷째, 코트 주변에 야외용 편의의자를 설치해 노인들의 건강 상 자주 의자에 앉아 쉬면서 경기를 진행하게 해야 한다.
다섯째, 이미 설치돼 있으나 구실을 못하는 급수대의 수리, 간이화장실의 설치가 시급하다. 또한 공원 내 정자를 설치해 휴식공간을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노인복지를 위해 국가가 투자하는 만큼 노인들의 재 봉사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시설물 효과 극대화 위한 후속조치 취해야’
이상과 같이 ‘예산동 어린이공원’에 대한 지난해 성주신문의 지적과 그 후 예산집행 내용, 그리고 이용객들의 의견을 정리해봤다. 지역사회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각 계층 간 상호보완, 협조, 지원을 통해 균형발전을 이루고 있다.
성주읍에는 2곳의 소규모 어린이 공원과 대규모 성밖숲 공원이 있지만 더 많은 녹지공간과 소공원, 산책로가 형성돼야 한다. 또한 도시미관을 해치는 많은 부분을 차례로 해소해야 한다.
모든 사업은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는 만큼 효과가 높아진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더욱이 예산이 있다고 적당히 일회성 집행을 한다며 멀지 않아 예산낭비의 주역이라는 주민의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하나의 사업을 하더라도 100년 후를 내다보며 관련부서와 지역민, 군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합의를 통해 후세에 길이 남을 알찬 성과를 도출하는 것만이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예산리 어린이공원의 정비사업 이후 조치는 이상과 같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후관리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많은 예산을 들인 시설이 사후조치 미비로 이용객들에게 외면당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공원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조명과 체육시설이 추진되었지만 수목을 제거함으로써 아름다운 도심공원의 면모가 훼손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조만간 나무와 잔디가 자라나면 본래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완벽한 공원으로 유지발전 될 수 있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기획취재 1팀, 사진 김형술 프리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