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있나요? 그냥 천원에는 퇴계 이황이 나오고 오천원에는 율곡 이이, 만원에는 세종대왕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아는 것은 유치원생도 아는 상식이라구요? 물론 각 화폐에는 그 분들의 초상이 그려져 있답니다. 하지만 그 밖에 화폐에 숨겨진 수많은 그림들이 있고 그 그림들에는 하나 하나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어떤 비밀들이 숨어 있는지 돈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불, 수레바퀴와 함께 인류 3대 발명품 중 하나로 불리우는 화폐는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요?
화폐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어요. 하지만 중국 주(周)나라와 한(漢)나라에서 사용됐던 칼 모양의 화폐인 도전(刀錢)이 실제 전해지고 있어 그 유서깊음을 짐작할 뿐이랍니다.
당시에는 천이나 비단 등이 화폐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역사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근 모양에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뚫린 금속성 화폐는 기원전 3세기 중국의 진시황제가 `화폐 모양을 원형방공(圓形方孔)으로 통일했다`는 기록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답니다.
사용은 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과 신라 때 화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현재 실물로 전해지는 것은 고려 성종(996년) 때 만들어진 `건원중보 배동국철전`이 가장 오래된 것이랍니다. 건원중보는 철로 만든 철전(鐵錢)이고, 최초의 동전(銅錢)은 이후에 나온 `해동통보`에요. 철은 쉽게 녹이 스는 단점이 있어 동전이 주류가 되었어요. 조선시대에는 유명한 `조선통보`(1423년) `상평통보`(1633년) 등이 유통되었습니다.
이때의 동전을 흔히 `엽전`이라 불렀는데, 엽전이라는 이름은 그 제작과정에서 유래되었어요. 엽전의 형틀을 만들 때 서로 연결되도록 골을 팜으로써 쇳물을 부으면 한꺼번에 여러 개가 주조 됐는데 이 때의 모습이 마치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 같다하여 `엽전(葉錢)`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리지 않은 근대적인 화폐 형태를 갖춘 최초 주화는 조선 고종 때인 1882년 등장한 `대동은전`이에요. 서양식 근대 화폐는 1883년 오늘날의 조폐공사와 같은 전환국이 세워지면서 만들어졌어요. 당시 나라 경제가 어지러워 전환국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1904년 문을 닫았어요. 이후 일제강점기 내내 우리나라 화폐는 일본에서 만들어냈답니다. 현재의 `한국은행권`은 6ㆍ25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22일 처음 나왔어요. 이후 `환` `전` 등의 단위가 쓰이고 액면체계도 변화를 거듭하다 1970년대 현재의 액면체계를 갖추게 됐답니다.
화폐 속에는 어떠한 문화유산들이 숨어 있을까요?
화폐는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과도 같습니다. 그 때문에 화폐에는 각 나라의 문화, 역사, 풍습 등이 나타나 있으며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들과 그 나라 고유의 희귀한 동식물, 유서 깊은 건축물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직접 1000원, 5000원, 10000원 권을 꺼내서 직접 찾아보며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 만원권
조선시대 임금의 상징물이며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그림입니다. 맑은 하늘에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는 이 그림은 음양(陰陽)을 상징하고, 오봉(五峯:다섯개의 산봉우리)은 오행(五行)을 상징으로 도덕적으로 말하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상징합니다.
용비어천가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뒤 조선의 건국과 임금과 신하, 백성의 도리 등을 한글을 사용하여 시로 짓도록 한 명령에 따라 엮어진 책입니다. 따라서 한글로 씌여진 가장 오래된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화폐에서 다루어진 부분의 내용은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아니하므로, 내가 이루어져 바다에 가느니」라는 내용으로 조선이 깊이 뿌리를 내려 영화를 누리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1664년(현종5)에서 1669년(현종10)에 천문학자 송이영(宋以潁)이 제작한 전시용 천문시계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혼천의 실물은 현존하지 않으므로 이 시계가 화폐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조선 태조 4년 (1395)에 돌에 새겨 만든 천문도이며, 태조는 이 천문도를 하늘의 뜻에 의해 창건된 조선왕조의 권위의 표상(表象)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보현산 천문대에 설치되어 있는 망원경으로 국내 최대 1.8m 광학망원경입니다.
■ 오천원권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에 위치한 오죽헌은 율곡이 태어난 곳으로, 조선 전기에 지어졌습니다. 오죽헌이란 이름은 율곡의 이종사촌인 권처균이 외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집 주위에 까마귀 색깔과 같은 검은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자신의 호를 오죽이라고 한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그렸다고 전해지고 있는 8폭 병풍인 [신사임당초충도병]에 있는 그림입니다. 신사임당은 현모양처로, 또 뛰어난 예술가로서 앞으로 6월 말에 발행될 5만원권의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초충도]는 풀과 벌레를 섬세하고 선명한 필선으로 묘사한 그림으로서 조선시대 화가들이 즐겨 그렸다고 합니다.
■ 천원권
명륜당(보물 제141호)은 퇴계선생이 수차례 대사성을 역임하였던 성균관 내에 위치한 건물로 생원·진사 시험에 합격한 유생을 교육시키던 곳입니다. 매화는 4군자의 하나로 퇴계선생이 생전에 가장 아꼈던 나무이기도 하지요.
퇴계선생의 생존 시 건물인 도산서당을 중심으로 주변 산수를 담은 그림으로 풍경을 실제처럼 잘 그리기로 이름났던 겸재 정선의 대표작입니다.(보물 제585호)
가짜 돈을 막기 위해서는 최첨단 과학 기술들이 사용된답니다!
① 홀로그램: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변합니다. 만원에는 네모 모양으로, 오천원에는 동그라미 모양으로 `우리나라 지도`, `숫자 10000과 태극`, `4괘(건곤감리)` 3가지 모양으로 변해요. 천원에는 홀로그램이 없지요.
② 색변환 잉크: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잉크입니다. 빛에 대한 반사 특성이 서로 다른 물질을 섞어 만든 특수잉크를 사용했지요. 잘 보면 뒷면 오른쪽 아래 부분에 있는 액면 숫자 색상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만원과 오천원은 액면숫자(10000, 5000)의 색상이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변하고, 천원은 액면숫자(1000)의 색상이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한답니다.
③ 요판잠상: 눈 위치에서 비스듬히 보면 숨겨져 있는 문자 `WON`이 나타나도록 한 특수 인쇄 방식입니다. 앞면 한국은행 총재 인 아래 부분에 있는 진한 띠 안에 살짝 숨어 있지요.
④ 앞뒤 판맞춤: 앞면과 뒷면에 각각 다른 모양을 인쇄한 것입니다. 빛에 비추어서 앞면의 그림과 뒷면의 그림을 겹치게 보면 앞면과 뒷면의 무늬가 합쳐져 완성된 태극무늬가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지요. 앞면 기준으로 한국은행 왼쪽에 있습니다. 이것은 돈을 찍는 전용 인쇄기에서 찍어야만 앞과 뒤가 만나는 완벽한 문양을 나타낼 수 있어서 위조하기가 매우 힘들답니다.
⑤ 미세문자: 너무 작은 글씨를 인쇄해 놓아서 눈으로는 잘 확인되지 않고 돋보기를 사용해야만 확인 가능한 작은 문자입니다. 컬러복사나 컬러프린터로 위조할 경우 이 작은 문자가 그대로 안 나타나고 선이나 점선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그냥 얼핏 보면 선처럼 보여요. 자세히 보아야 해요.
⑥ 숨은 그림: 은화라고도 합니다. 앞면 왼쪽이나 뒷면 오른쪽 빈 공간을 빛에 비추어 보면 돈에 나오는 인물의 초상이 보여요. 이것은 종이를 만들 때 얇게도 만들고 두껍게도 해서 사람 얼굴 모양이 나타나게 하는 것입니다. 조금 진한 부분은 종이를 두껍게, 조금 흐린 부분은 종이를 얇게 해서 모양을 만드는 것이지요.
⑦ 돌출 은화: 만드는 방법은 숨은그림(은화)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숨은그림보다 용지의 얇은 부분과 두꺼운 부분의 차이를 훨씬 크게 해서 빛에 비추어 보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 숨은그림에 보이는 인물의 어깨 부분에 세로로 액면숫자(10000, 5000, 1000)이 보일 거예요. 이것은 돈을 나쁜 목적으로 2장으로 얇게 분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명된 방법입니다.
⑧ 숨은 막대: 이것도 만드는 방법은 숨은 그림(은화)와 비슷합니다. 용지의 얇은 부분과 두꺼운 부분의 명암 차이를 이용한 막대형 숨은 그림으로 빛에 비추어 보면 은행권 표면에 밝은 숨은 막대가 나타나지요. 이것은 은행 등에 있는 입출금 기계에서 진짜 돈인지 가짜 돈인지 구분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만원과 오천원에만 있습니다.
⑨ 숨은 은선: 종이를 만들 때 종이의 내부 층에 세로 방향으로 얇은 플라스틱 필름 띠를 삽입하여 빛에 비추어 보면 문자가 인쇄된 은선이 보이는 것입니다.
⑩ 홀로 그램 부분의 노출 은선: 숨은 은선 만드는 방법과 비슷합니다. 숨은 은선은 완전히 용지 사이에 문자가 인쇄된 은선을 넣는 반면, 홀로그램 부분 노출 은선은 부분적으로는 용지 속에 숨기고, 부분적으로는 용지 겉에 보이도록 은선을 넣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을 복사를 하면 이 부분이 검은색으로 나타난답니다.
⑪ 볼록 인쇄: 돈을 만져보면 오톨도톨하게 만져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물 초상이나 액면 숫자, 한국은행 같은 글씨를 만져보면 느낄 수 있지요. 이것은 특수 조각기법으로 만든 오목하게 들어간 인쇄판에 잉크를 채워 글자나 무늬 등을 볼록하게 인쇄하는 기법입니다.
⑫ 형광인쇄: 돈에 자외선 형광램프를 비추면 종이에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 형광 빛 섬유가 흩어져 있는 것이 보여요. 빛을 내는 가느다란 특수 섬유를 종이를 만들 때 삽입한 것으로 가짜 돈에선 보이지 않지요.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화폐는 국가적 가치를 지닌 인물이나 문화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자 그 나라의 첨단 과학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화폐는 뛰어난 디자인과 위조 방지 기술을 한 데 압축해 놓음으로써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답니다. 이렇게 뛰어난 우리나라의 화폐에 자부심을 가지고 돈을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어야겠습니다.
출처: http://kids.komsco.com/ 한국조폐공사 어린이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