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어렸을 때에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집에 가자마자 후다닥 숙제를 해치운(?) 뒤 약속이나 한 듯이 골목으로, 운동장으로 우르르 몰려 나왔답니다.
그리고는 저녁밥 짓는 구수한 냄새가 마을에 퍼지고 부모님이 저녁 먹으라고 부르시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신나게 뛰어 놀았지요. 해가 길어지는 여름에는 저녁을 먹고 난 뒤에도 다시 나와 어둑어둑해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을 정도랍니다. 친구들 모두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한 얼굴을 하고 건강하고 싱그러운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아이들이었지요.
하지만 요즘의 우리 친구들은 참 많이 바쁩니다. 학원가랴, 숙제하랴 학교가 파하고 난 뒤에도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느껴지지요. 친구와 뛰어 놀고 싶어도 각자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 한숨 돌릴 짬이 나는 시간은 저녁 무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뒤에는 TV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선생님은 걱정스럽답니다. 건강하게 뛰어 놀면 건강도 기르고, 친구들과의 우정과 추억도 쌓아나가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을 텐데 점점 TV와 컴퓨터랑 더 친해지는 친구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리고 어렸을 때 그렇게 재미있고 다양했던 놀이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선생님이 어렸을 때 했던 재미있는 전래 놀이를 몇 개 소개해 줄까 합니다.
꽃 찾기놀이
① 두 편으로 나누어 손에 손을 잡고 1m 정도 거리를 두고 마주선다.
② 가위바위보로 이긴 편에서 자기 편 아이 한 명(철수 꽃)을 미리 정하고 다같이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하면서 걸어 나가면 상대편은 뒷걸음으로 물러난다.
③ 이번엔 반대로 상대편에서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④ 다시 뒷걸음 친 이긴 편이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하면서 나간다.
⑤ 그러면 상대편은 또 다시 앞으로 나가며 ‘(철수)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하면서 미리 정한 아이 이름을 부른다.
⑥ 이때 이름이 불린 아이와 상대편 아이 한 명이 나와 가위바위보를 한
⑦ 진 아이는 이긴 반대 편 쪽으로 가서 붙는다.
⑧ 다시 이긴 편이 자기 쪽 아이 한 명을 정하고 시작한다.
놀이는 한 아이도 안 남을 때까지 계속한다.
수건돌리기
① 술래 한 명을 뽑은 다음 모두 둥그렇게 둘러앉는다.
② 술래는 수건을 감추어 들고 사람들 주위를 빙빙 돈다. 이때 모두 아는 노래를 함께 부른다.
③ 주위를 돌다가 노래가 끝나기 전에 몰래 한 사람의 등 뒤에 수건을 놓고 계속 돈다.
④ 앉아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뒤를 돌아보아선 안 된다. 단, 손을 뒤로 해서 더듬어 볼 수는 있다.
⑤ 술래가 수건을 놓은 곳까지 돌아와 그 사람을 치게 되면 그 사람이 술래가 된다.
⑥ 만약 자기 뒤에 놓인 것을 알면 수건을 집어 들고 뒤따라가 술래를 친다. 이때 술래가 채이면 벌칙을 받고, 채이지 않고 재빨리 그 사람 자리에 앉으면 그 사람이 술래가 되어 놀이를 계속한다.
⑦ 벌칙으로 보통 노래를 하든가 엉덩이로 이름쓰기를 하는 등 미리 정한 벌칙을 받는다.
이 놀이는 특히 소풍을 가서 하면 즐거운 놀이입니다. 게임도 하고 친구들의 장기자랑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즐거운 게임도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다면 금방 흥미를 잃게 되겠지요? 가장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규칙은 벌칙입니다. 벌칙을 받게 된 사람이 노래하는 것이 쑥스러워 이래저래 시간을 끌며 안 하려고 빼거나, 장난기로 “노래 시작했다, 노래 끝났다” 등으로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면 즐거웠던 분위기가 썰렁해지겠지요?
땅따먹기
① 큰 원이나 사각형을 그리고 납작하고 둥근 망(돌, 사금파리)을 준비한다.
② 각자 한 구석을 차지하여 한 뼘을 재어 돌려서 반원의 자기 집을 그린다. ③ 가위바위보 순서대로 하는데, 자기 집에서 엄지와 집게(가운데)손가락으로 세 번 만에 망을 퉁겨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자기 집이 된다.
④ 뼘재먹기 : 덤으로 자기 집과 집(또는 모서리 벽)사이를 재어 한 뼘이면 서로 이어 자기 땅으로 갖는다.
⑤ 규칙 : 세 번 만에 지기 집에 못 들어오면 죽는다.
퉁긴 망이 다른 사람 땅 금에 닿거나 남의 땅에 들어가도 죽는다.
(아니면 반대로 다른 사람의 땅으로 들어간 망이라도 퉁겨서 돌아오면 남의 땅을 따 먹을 수 있다)
⑥ 따 먹을 땅이 없을 때까지 계속하고 가장 많은 땅을 차지한 사람이 이긴다.
오자미
① 놀이판을 그리고 두 편으로 나눠 공격과 수비를 정한다.
② 수비는 안에, 공격은 밖에 있다가 수비가 준비되면 공격 편에서는 콩주머니를 던진다.
③ 수비는 던진 콩주머니를 받으면 한 몫을 얻는다. 그러면 죽은 사람 한 명을 살릴 수 있다.
④ 콩주머니에 맞은 사람은 죽고 놀이판 밖으로 나온다. 땅에 닿았다가 맞으면 죽지 않는다.
⑤ 공격이 수비 모두를 맞히면 자리를 바꿔 논다.
*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으며 운동량도 많고 민첩성도 길러 주며 큰 준비물 없이 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손쉬운 놀이라서 선생님은 쉬는 시간이나 중간 놀이시간에 하기도 했었답니다.
비석치기
① 각자 손바닥만한 비석돌(납작하고 네모반듯한 돌)을 준비한다.
② 4~5m 거리를 두고 길게 두 줄을 긋는다.
③ 편을 나눠 진 편(수비)은 비석을 세워 놓고 이긴 편(공격)은 차례로 망으로 상대 비석을 맞힌다.
④ 맞히면 계속 던질 자격이 있고 못 맞히면(즉 가는 도중에 망을 땅에 떨어뜨리거나 비석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그 사람은 죽는다. (예 : 세 명씩 할 때 맞히지 못해 자기 편이 죽었어도 맞힌 사람이 나머지 비석을 모두 맞히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못 맞혀 죽었던 사람도 다시 살아난다)
⑤ 세워진 비석이 한 개라도 남아 있는데 모두 죽으면 던진 사람 편은 세우는 사람의 역할 즉 수비를 한다. 장님 단계까지 먼저 통과하면 이긴다.
※ 단계(놀이 순서) - 차례로 다음 단계를 통과한다.
㉠ 던지기 : 세 발 뛰어 던지기
두 발 뛰어 던지기
한 발 뛰어 던지기
선채로 그냥 던지기
㉡ 세 발 뛰어 차기 : 망을 던져 놓고 세 발 뛴 다음 네발 째 차서 쓰러뜨린다.
㉢ 도둑발(발등) : 망을 발등 위에 올려놓고 비석 가까이 가서 망으로 쓰러뜨린다. 오른발로 먼저 하고 다음은 왼발로 한다.
㉣ 토끼뜀(발목) : 망을 발목 사이에 끼워 놓고 깡충깡충 뛰어가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 오줌싸개(무릎) : 무릎 사이에 끼우고 어기적어기적 걸어가 쓰러뜨린다.
㉥ 똥꼬(가랑이) :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걸어가 뒤돌아선 다음 쓰러뜨린다.
㉦ 배사장(배) : 가슴이 아닌 배꼽 부위에 올려놓고 가서 쓰러뜨린다.
㉧ 비행기(손등) : 팔을 쭉 펴고 손등 위에 망을 올려놓고 비행기 소리를 내며 뛰어가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 신문팔이 : 망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가서 쓰러뜨린다.
㉩ 훈장(어깨) : 어깨 위에 망을 올려놓고 가서 쓰러뜨린다.
㉪ 목 : 목덜미 아래 등에 올려놓고 가서 뒤돌아 망을 떨어뜨린다.
㉫ 떡장수(머리) : 머리 위에 올려놓고 가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 똑바로 서서 쓰러뜨린다.
㉬ 장님 : 망을 던져 놓고 눈을 감은 채로 걸어가 망을 찾아 던져 쓰러뜨린다.
* 이 놀이의 비석은 무덤 앞 비석이 아니라 飛(날 비)자를 써서 돌이 날아다닌다, 즉 돌을 던지며 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작은 이름마다 번뜩이는 재치와 비유가 듬뿍 들어 있어 아주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또한 세워진 비석과의 거리를 가늠하고, 어느 정도의 세기로 던져야 할 것 인지를 통해 거리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합니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각 부분의 동작을 미리 연습해서 익숙해 진 뒤에 하면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전래 놀이는 말 그대로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정해진 규칙과 용어도 없이 어린이들이 함께 놀고, 또 그 아이가 좀 더 큰 아이가 되어 동생에게 가르쳐주면서 전해져 온 놀이입니다. 생각해보면 편가르기 노래부터 지역마다 모두 다르지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말들로 손바닥이나 손등을 내밀어 편 가르기를 해 보았을 겁니다.
`데덴찌`, `엎어라 뒤집어라`, `덴지시 오렌지씨` 등 지역별로 별별 구호가 다 있답니다. 그러니 `어! 이건 내가 아는 놀이 같은데 조금은 방식이 다른데?` 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답니다. 그리고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규칙을 첨가하거나 놀이방식을 바꾸어 새롭게 만든다면 그것 또한 놀이를 제대로 즐기는 재미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제 해도 많이 길어지고 더워지고 있지요? 저녁 식사 후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운동장에 모여보세요.
이 놀이들을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부모님들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우리 친구들은 건강하게 뛰어 놀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http://www.kidsnfm.go.kr/folk/play/play_list.htm 국립 어린이 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