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한편으로 ‘죽음’이란 말을 싫어해서 수많은 완곡어법을 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견 그것과는 모순되는 것처럼 “…해서 죽겠다”라는 말을 남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은 죽어도 못하겠다”
“…하면 죽어도 좋다”
“바빠서 죽겠다”
“보고 싶어 죽겠다”
“너 죽고 나 죽자”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
“죽기 아니면 살기다”
“…이란 죽기보다 더 싫다”
등의 말이나, 심지어 “좋아서 죽겠다”란 표현까지 하는 것이 우리의 언어관습이다. 그러나 이상의 말들은 단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단호한 주장을 나타내는 표현 상의 현상이지 문자대로 본다고 하면 모두가 헛말이다.
그러면 우리 조상들은 왜 이러한 말을 써 왔던가? 생각해 보면 그것이 바로 우리 민족이 유달리 생의 애착을 가지고 죽음을 혐오했던 하나의 증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솔한 고백으로, 죽음이 그토록 싫은 것이라면 말로라도 그렇게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