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결국 발생했다.
지난 10월 친일파 논란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성주고등학교 교정에 안착한 향토가수 백년설 흉상이 훼손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성주경찰서와 성주고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0시 40분쯤 성주고 교정에 세워져 있던 백년설의 흉상 일부가 훼손된 것을 권순박 교장이 발견했다.
이에 권 교장은 즉시 주설자 동창회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고, 곧장 달려온 주 회장은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오후 2시 4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주 회장은 “훼손된 백년설의 흉상을 보니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며 “누가 했는지는 몰라도 범인은 반드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훼손된 흉상은 우선 수리 해보고, 안되면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흉상에는 날카로운 도구(도끼 등)로 의해 긁힌 흔적이 얼굴과 어깨 등 모두 20여곳에서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범인을 잡고자 흉상 바로 옆 건물에 설치된 CCTV를 분석했으나,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특히 이 CCTV는 학교 교사의 실수로 11월 6∼18일 오전까지 꺼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성주고는 CCTV 관리를 소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고영배 성주서 수사과장은 “CCTV만 제대로 작동됐더라면, 신속한 시간에 범인을 잡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CCTV 관리 컴퓨터를 학교 행정실 등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백년설 흉상을 세우는데 반대했던 이들이 고의로 훼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