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마을은 동쪽 등양산에서 해가 뜨고 서쪽 가야산에서 맑은 물이 대가천을 이뤄 동네 앞으로 흐르며 뒤로는 까치산과 연비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푸른 숲과 대나무 밭이 어우러진 이곳은 현재 의성김씨 문절공 김용초 선생 후손들이 80여 호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으며, 16채의 재실을 지어 조상을 빛내고 전통문화 유산을 보존하며 선비정신을 따르고 있다. 특히 문절공의 5대손인 제능참봉 사우당 김관석 선생이 세운 사우당에는 현재 21대 종손 김기대 씨와 종부 류정숙 씨가 종택을 지키며 선비정신과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공간으로 활용해 많은 이들에게 600년 종가의 기품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윤동마을을 들여다보자! "성주하면 참외 아닙니꺼~" 참외의 본고장 성주. 그렇다. 흔히 사람들은 성주하면 참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특히 많은 문화재를 겸비한 성주지만, 이름난 관광지가 흔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참외의 고장 성주에도 여느 관광지 못지않은 명소가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선비마을, 윤동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윤동 녹색농촌체험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이미 TV에 수차례 방영된 적이 있는데다 지난 1일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12월의 겨울여행지로 선정됐다. 한겨울의 추위가 성큼 다가온 지난 8일 기자가 푸른산의 절경과 선비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윤동마을을 직접 탐방해봤다. 수륜면 일대를 지나 푸른산의 절경을 따라오다 보면 `윤동`이라 새겨진 큰 바위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윤동교를 사이에 두고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이 바로 선비의 마을이라 불리는 윤동마을이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큼지막한 대문과 오래된 담벼락의 멋스러운 기와집이 눈에 띈다. 신기한 듯 기웃대자 여든은 훌쩍 넘긴 한 할머니가 곁으로 와 말을 건낸다.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조선조 개국공신 호남도, 병마도 절제사와 도총제를 지낸 문절공 김용초(金用超)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재실인 원모재"라며 "이뿐 아니라 윤동마을에는 원모재와 같은 재실이 16채나 된다"고 귀띔했다. 할머니의 안내에 따라 원모재를 지나쳐 고운색을 띄고 있는 작고 아담한 충신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신문은 순천박씨 성주입향조인 고려 개성판윤 박가권의 7세손이며,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큰 공을 세운 의민공 박이현과 그의 아들 박영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정각이다. 충신문을 지나면 선비의 풍채가 전해져오는 사우당 종가가 눈에 들어온다. 사우당은 조선 정조 18년(1794) 사우당 김관석의 후손들이 조상을 받들기 위해 건립했으며, 현재 방문객들을 위한 다도, 한복 등 전통예절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문을 지나 사우당 안으로 들어서자 기품 있는 소나무와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이 보이고, 그 뒤로 사랑채, 안채 등 산 아래까지 여러 채의 건물이 길게 늘어서 있다. 먼저 대문 왼편에 자리한 다도체험장 입구의 아기자기한 다기와 민속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다도 및 연꽃차 만들기 체험장으로 쓰이고 있으며, 방 안 벽면 가득 수십여 가지의 다기세트가 빼곡이 줄지어 있다. 또한 이곳을 지나 사랑채, 안채로 들어서면 절구, 지게, 호롱불 등 더 많은 민속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사우당 안채로 들어가자 낡은 고서가 한가득 들어서 있는 방과 형형색색의 궁중의상들이 한국전통의 美를 풍기며 마주한다. 빛바랜 마루와 케케묵은 냄새가 조화를 이뤄 고택의 오랜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듯 하다. 안채를 나와 사우당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작은 동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사우당 20대 종손이 대나무로 우거진 숲에 동굴을 파고 종손과 종부가 6천여 권의 책을 옮겨온 곳으로, 사우당 종가의 자부심이자 교육장소로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마지막으로 사우당을 나와 윤동마을을 한 바퀴 돌아봤다. 마을을 조금 거닐다보면 과거에 사용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우물을 만날 수 있으며, 마을 곳곳 울창하게 우거진 대나무숲과 고택이 마을을 이뤄 고요하게 부는 바람과 맞물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배산임수 지형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한국의 전통과 선비 정신이 고스란히 깃든 이곳 윤동마을. 올 겨울 가족, 혹은 연인, 친구와 함께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성주 윤동마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최종편집:2025-05-22 오후 0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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