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한낮
마루에 걸터앉아
목월의 시집을 읽는다
낡은 전축에서는
하이든의 종달새가 지저귄다
4월의 신부처럼
담장 옆 하얀 목련꽃 피어
더욱 환한 한낮
옛 추억인양
어른거리는 아지랑이
긴 긴 봄날
온종일 두고 간간히
뒷산 뻐꾸기 울음
적막을 깨울 뿐
뻐꾸기 울음소리
그대도 듣는가?
장사치도 우체부도
오지 않는 위리안치*된
낙동강변 내 유배지에도
종달새와 목련꽃 더불어
봄은 찾아 왔건만
그대가 없는 지금은
봄조차 없어라
*위리안치 : 유배된 죄인의 집에 일절 사람들의 근접을 막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