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 최대의 적은
불법 현수막의 난립
홍보의 후진성 탈피해야"
"불법현수막 단속 않고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이란
탁상공론에 불과해"
성주군청과 경산로 구간에 아름다운 거리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간판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도의 옥외광고시범거리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 사업은 사업비 9억 원(도비 4억, 군비 5억)을 투입해 오는 12월 초 완료될 예정이다. 관내 간판업체 9개소로 구성된 (주)성주디자인이 사업자로 선정돼 지난주부터 간판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군은 현재의 낡고 지저분한 간판을 철거하고 에너지 전력소비 감소와 LED소재의 통일감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성주만의 특색 있는 거리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이다.
도시미관을 위한 사업이 또 있다. 군청과 성산교 간 0.9㎞에 해당되는 성주 주도로의 전선지중화사업이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업비 19억 원(한전 9억5천만 원, 군비 9억5천만 원)이 예상되는 전선 지중화는 구간 내 전신주 58개를 없애고 어지러이 늘려 있는 전선을 지하로 설치해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중화사업과 관련해 지중배선기기(변압기) 설치 위치를 두고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의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성주군청사 앞에는 비가림 시설을 한 벤치가 놓여져 도심 속의 쉼터 모양새를 갖췄다. 군청과 성산교 사이의 구간은 좁고 노후한 건물들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는데다 이곳 상가들의 영업권과 이해가 상충하고 있어 사업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는데도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위한 행정의 노력이 엿보인다. 깔끔한 간판 교체와 전선 지중화가 완료되는 2013년 말이면 도시미관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번 사업에 역행하는 허점을 간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바로 불법현수막의 난립이다. 주요행사가 있는 때면 너도나도 도로 곳곳에, 심지어 학교 벽면에조차 불법현수막을 내건다. 모임을 알리는 것부터 업체 홍보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구까지 내용도 제멋대로이다. 이를 접하는 사람들의 정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도시미관은 아랑곳 않는 집단이기와 이를 방치하는 행정의 결과이다.
하물며 단속을 해야 할 기관에서도 버젓이 현수막을 홍보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좁은 도로를 희멀거니 장악한 현수막을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고발한다.
과거 6, 70년대에는 의식 수준이 낮은 국민을 계도하거나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국가적 시책이나 홍보내용을 리본에 새겨 국민과 학생들에게 달게 했다. 이동하는 홍보매체로 사람을 활용한 것이다.
불조심 강조기간`이나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문구를 가슴에 달고 다녔던 기억도 있다. 선진국에는 현수막 게첨이 없다. 말로는 OECD회원국임을 강조하면서 매체홍보에 대한 의식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현수막을 단속하는 규정이 만들어지고 공식적인 현수막 게첨대가 마련됐지만 이 역시 후진행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주관하는 사업자가 혹시 이를 역행하는 입장은 아닌지, 그들의 책임 있는 자세와 관계기관의 선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현수막의 공해를 걷어내는 것이 도시미관의 첫 번째 단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