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많이 떠도는 말로 IMF 떡판 시리즈가 있다. G : 자네 아이엠에프가 무엇인지 아는가? S : 잘 모르는데요. G : 그것도 몰라? S : 나는 F학점 받았거든요. G : 무엇이라고? S : 그래도 나는 파인이에요. 좋은 날 기다리며 흥겨운 OECD 잔칫날 기대하던 우리들에게 뒤죽박죽 이 지경으로 떡판을 만들어 놓은 사람이 누구인가? 지난 몇 년 그 높으신 분들의 떡값 타령 덕분에 선량한 서민들은 그 좋아하던 떡 한 번 제대로 못해 먹은 채, 떡! 떡! 하다가 IMF 한파인가 뭔가를 먹고, 떡! 하면서 숨이 막혀 버렸다. 3공 때 어떤 인사는 떡고물을 주무르다가 떡고물 주워 먹는다더니, 5·6공 때에 와서는 큰 떡 한 덩어리에서 한 자락씩 뜯어먹었나 보다. 누가 떡메를 든 사람이고 누가 떡판이 된 사람인가? 예부터 우리 민족은 떡을 좋아한 민족이었기에 기념되는 날이면 떡을 해먹는 풍습이 있었고 가지가지 종류도 많았다. 설날에는 가래떡, 추석에는 송편, 단오절에는 증편떡, 백일은 수수 단지, 돌날은 백설기, 생일날은 시루떡 등등……. 개떡 같은 세상! 개떡을 먹어 보지도 못한 녀석과 아비의 대화. 녀석 : 무슨 떡값이 수천만 원 수억짜리 떡이 있어요? 아비 : 어리둥절… 녀석 : 그런 떡을 먹으면 오래 살 수 있어요? 아비 : 맛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단다. 녀석 : 그러니 이렇게(실직) 살지. 조상들은 사람을 소인과 대인으로 나누고 자기의 이권, 자기의 행복, 자기의 명예를 위해서 남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을 소인이라 했다. 자리이타(自利利他)하고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을 대인 혹은 군자라 일컬었고 무릇 지도자는 대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허기야 눈이 먼 우리 모두 소인배의 손도장으로 떡판을 짰으니 아무리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즐겨 쓴들 빈 머리를 굴릴 수 있었겠는가?‘판’이란 무엇인가? 판은 개인보다 집단의식을 내포한다. 가령 돈내기를 하는 노름판에서 제각기 자기 돈을 내고 눈을 붉히며 독심지를 돋우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개인 돈은 개인의 것이면서도 판 전체를 있게 하는 판돈이 된다. 한 개인에게 심하게 돈이 몰리면 독판이 되고 판이 깨진다. 잘못하면 개판이 된다. 판이란 전체의 운명이 되는 것이며 혼자의 감정이 아니라 전체의 감정이 된다. 유난히 우리는 단결하는 판 문화에 젖어 있다. 판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모이는 사람과 목적에 따라 판이 생겨나고 없어진다. 명절이 되면 윷판이 벌어지고 씨름판이 벌어진다. 경제가 좀 나아졌다 하더니 외제판 먹자판이 벌어졌다. 새판을 짜는 사람들, 우리가 어떤 판에서 살아왔고 어떤 판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보아야 할까 보다. 이 나라는 900여 회의 외침을 받았으면서 우리는 판을 깨지 않고 지켜 왔다. 6·25의 혹독한 전쟁판에서도 참아 왔고, 가까이는 군사판, 학생판, 문어발식 기업판, 데모판을 보아 왔다. 이제 IMF판이 왔다. 씨름판에 몰아넣고 태권을 먹여야겠다. 한국인은 신바람나는 굿판을 만들면 잘 놀고 일 잘하는 민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밤길을 걷던 그 용기로 낯선 도시로 우리의 장터를 찾아 나서자. 구성진 남도의 판소리로 떡을 칠 놈들 꾸짖어 보고 아이엠에프판을 신명나는 굿판으로 펼쳐라. 얼쑤. 오! ‘애국가’의 일 절을 되새겨 본다.
최종편집:2025-05-14 오후 0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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