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과 중국 모두 지방의 반발로 국가체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영국에선 스코틀랜드가, 중국에선 홍콩이 중앙정부의 과도한 권력집중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의 반발을 해소하는 방식에서 두 나라는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영국은 스코틀랜드인들의 요구에 따라 분리독립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중국은 홍콩시민의 자치권 요구를 무시한 채, 언론통제와 흑색선전으로 억압하고 매도했다.  우선 민주적인 방식으로 스코틀랜드 문제를 해결한 영국을 보자. 영국은 4개의 민족국가(nations), 즉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진 연합국가(United Kingdom)이다. 과거사를 돌이켜 보면 민족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며, 많은 갈등과 전쟁도 겪었지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18세기부터 단일 국가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런던과 잉글랜드 중심의 권력과 경제집중에 대한 스코틀랜드인들의 불만은 지속되었고, 2013년 영국의회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스코틀랜드인 과반수가 지지하면 영국에서 분리시켜 독립국가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8일 주민 찬반투표를 앞두고,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찬성자들은 잉글랜드로부터의 차별을 부각시켰고, 영국 정계는 장차 스코틀랜드에게 더 많은 자치권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떠나지 말 것을 호소했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선 분리독립 찬반의견이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표결과는 분리독립보다는 영국의 일부로 남자는 의견이 훨씬 우세했다. 84.6%의 스코틀랜드 유권자가 투표해서, 분리독립 반대가 55.3%, 찬성이 44.7%였다. 독립국가로서 당면하게 될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스코트랜드 주민다수가 분리독립을 거부한 것이다.  덕분에 일단 영국의 분할이라는 위기는 해소되었고, 스코트랜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정치인들은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났다. 향후 해결할 과제가 많긴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으로 인한 영국의 국가적 위기는 주민투표를 기점으로 일단 진정되었다.  반면 지방의 반발로 인한 중국의 국가적 위기는 해소될 전망이 보이질 않는다. 중국 공산당은 영국과는 달리 변방지역을 독립시킬 의사도, 자치와 민주화 요구를 수용할 의사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립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티벳이나 신장 위구르 지역 주민들의 대응은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티벳인들은 분신자살로, 위구르인들은 무력 테러를 감수하며 북경의 권력자들에게 도전하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22일부터 홍콩시민들이 현재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요구하는 것은 본토와의 분리독립도 아니고 공산당 타도도 아니다. 2017년부터 실시될 홍콩 시장 선거 후보자를 북경에서 결정하지 말고, 홍콩시민들의 실질적 투표권이 반영되는 선거방식을 채택해 달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정부가 홍콩시민의 소박한 요구를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홍콩의 자치권 확대와 민주화가 타 지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중앙권력의 지방지배 약화는 결국 공산당 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언론통제로 인해 홍콩시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중국내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티벳이나 신장 지역의 자치독립운동에 대해서도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매우 부정적이다. 국영언론의 대대적인 선전과 인종적 편견 탓이다. 그로 인해 지방의 반발은 봉합된 듯 보이지만, 사실 중국 국가체제의 최대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지방관리들의 전횡과 부패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위와 봉기는 전국 각지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영국과 중국 외에도 많은 국가체제가 중앙과 지방간의 정치적 경제적 불균형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처럼 지역간 갈등을 평화적 해결을 하지 못해 내란으로 번진 국가도 있다. 지역 간의 불균형을 사전에 예방하고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무력과 협박을 통한 일시적 봉합보다는 자치와 민주주의가 근본적 해결책이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경제안정을 위해서도 중국에 민주적 지방자치가 정착되어야 한다.
최종편집:2025-06-16 오후 0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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