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사설에서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올해부터 초등학교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12년간 인문학 권장도서 100권을 학생들에게 읽히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도 인문학 독서 연수를 시키고, 신임 교사 선발 때 인문학 면접도 실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학생 입장에선 매달 한 권씩만 읽어도 100권은 채울 수 있으니 그의 말이 무리해 보이진 않는다고 사설은 적고 있다.
나에게는 인문학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뜨거워지는 몸과 마음을 느끼고,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마당의 잔디를 정리하다가 보면 잡풀이 굉장히 많은데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다는 푸념과 함께 힘이 들고 짜증을 내며 잡초를 솎아 낸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더 쌓여 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나의 지인은 잡초를 뽑으면서 마음 속에 있는 온갖 상념, 질투, 미움 등을 잡초로 여기며 하나하나 뽑는다고 하였다. 지인은 선비의 길을 가기 위해 경전(고서적)을 통해 선인 말씀을 지키려고 하며 사는 평범한 참외농업인이다. 언행 바른 살아 있는 인문학자다. 우동기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인문학 도서 100권을 읽히는 것은 선비정신을 현대화하여 되살리는 것이다.
선비란! 부모를 정성껏 모시고 살고, 자식들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보살핀다. 이웃 노인도 나의 부모처럼 함께 받들며, 남에게는 배려하는 마음으로 돌본다. 자기의 욕망을 억누르고 욕심을 참을 줄 안다. 이익을 보면 하늘의 도리에 맞는지를 따져서 의로운 부분만 취한다.
이렇게 인생의 목표를 세워서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자기 자신을 성찰(수기치인 : 修己治人 : 내 몸을 닦고 나서 남을 다스린다)해서 묵묵히 성인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선비다.
인문학에 대해 성주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간단히 보면 필자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군청에서 실시하는 성주희망아카데미로 명사 초청 강의를 평일에 실시하는 것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을 상대로 하는 인문학 교육은 없다.
성주군에 거주하는 학생들 중에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이들과 함께 소통과 배려로 공동체 인식으로 더불어 살아가는데 인문학만큼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고 본다. 어릴 때부터 터득한 공부는 성인이 되었을 때 인생의 경로를 잘못 들었어도 빨리 반성하고 빠져 나올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삶이 고달프고 어려워도 이겨 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후일에 노벨수상자도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러므로 성주교육지원청에서는 우동기 교육감이 실시하는 초등학교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12년간 인문학 권장도서 100권을 학생들에게 읽히겠다는 내용을 벤치마킹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동참은 물론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지역 학생들에게도 빠른 시간 내 시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나에게 인생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인문학 도서가 선정이 되면 죽기 전에 꼭 인문학 권장도서 100권 읽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