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매우 뜻깊은 책을 읽었다. 두꺼운 책도 아니고 140쪽 남짓한 얇은 책이고 내용도 요즘 독서욕을 일으키는 문사철(文史哲)도 아니다.  그러나 그 조마한 책이 우리나라 섬들과 바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나의 생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나도 지금까지 우리나라 섬들을 사랑하고 때때로 다도해를 비롯해서 가까운 강화도를 즐겨 찾기도 했다. 물론 강화도는 고려때의 호란(胡亂)은 물론, 근대사에서 얘기하는 외침(外侵)의 처절한 역사의 흔적이 있어서 가끔 찾았다. 그랬는데도 한번도 해양개발시대를 열자란 생각을 해보지 못했고 다만 역사의 흔적을 보면서 개탄스러워하면서 아름다운 섬들 그리고 해상공원이란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인생 3모작을 맞으신 남주(南洲: 崔烈坤 전 서울시교육감 雅號) 선배님은 우리가 지도상으로만 알고 있던 40여개의 섬들을 찾아보시고 우리의 미래를 노래하셨을까?  생각만해도 존경스럽다. 그것도 해양개발 시대를 열자란 열정의 깃발을 들고 말이다. 나는 해양에 대해 최근 일들이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슬픈 사실뿐, 머릿속에 든 것은 없다.  다만 1000년전 삼국시대에 위대한 해양국가를 이룩한 백제의 야심찬 모습, 또 인근 일본에서 해신(海神)으로 알려진 장보고의 업적 물론 이것들과 의미가 다른 것이지만 충무공의 애국정신들이 고작인 것 같다.  평소 남주 선배님의 주창대로 삼면이 바다인 우리가, 바다를 모르고 산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바다 정복의 기상을 심어야한다는 뜻대로 이 작은 한권의 책이 해양개발의 시동을 걸게 되었으니 만시지탄이 있으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시로 읽지는 않았다. 시를 넘어선 것이다.  어떻게 이어도를 찾아 그 존재가치를 그렇게 아름다운 시어(詩語)로 표현했을까. 뿐만 아니다. 그 시작노트에는 그 섬을 둘러싼 신화, 전설들을 캐어 냈고 우리 과학자들의 노고를 노래하지 않았는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날 동복아 삼국이 각축하고 있는 민감한 사안을 파헤치고 우리의 각오를 새삼 다지게 만들었다.  우리에게 독도는 무엇이며 마라도는 무엇인가. 백령도, 어청도 등 분노를 되새기게 하는 감정에 불을 당기면서 낭만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어의 구사는 복잡한 여러 가지 사안을 곱게 풀어주셨다.  다도해로 내려와 보길도가 있다. 보길도라면 고산(윤선도) 선생이 어부사를 읊으며 자연을 즐긴 것으로만 알았지 병자호란때 의병대를 이르켜 해상북진 했다는 얘기를 언제 들어봤는가.  또, 진도는 오늘날 신비의 바닷길을 둘러싼 아름다운 섬에, 불타는 정열의 동백꽃을 보면서 삼대(三代)에 걸친 운림산방(雲林山房)의 남종화(南宗畵)를 연상하며 전통(진도 아리랑)을 노래하는 것으로만 기억되지 않았는가.  충무공이 왜적을 섬멸한 전승지 울돌목을 품고 있는 곳이라고는 깊이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그곳은 아직도 충무공의 용맹과 충정이 우리를 일깨워 주는 곳이다.  남주 선배님께서 밟으신 40여개의 섬 어느 한곳 소홀히 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아무튼 많은 아름다운 섬들을 밟으시면서 섬의 역사와 그 섬에 얽힌 아름다운 전설 그리고 오늘의 문화와 산업을 시어로 노래하신 것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융합적 발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고 특히 시작 노트에서 보여준 치밀한 내용들은 지리 교재로써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더 큰 바람은 첫머리에서의 말씀처럼 이 조그마한 책이 우리에게 주어진 삼면의 바다를 힘차게 열어가는 계기를 만드는 선언이 되었으면 좋겠고 더욱 건강하셔서 오래 오래 열정을 분출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종편집:2025-06-16 오후 03: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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