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를 탈출해서 바란 광야의 가데스 바네아에 이르러 지도자 모세는 12지파에서 한 사람씩 대표자를 뽑아 가나안 땅을 정탐하게 했다. 40일간 정탐을 하고 돌아온 그들은 온 회중 앞에서 탐정 결과를 보고했다. "그 땅은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곳입니다. 그런데 거기 사는 사람들은 키가 장대하고 성곽도시들은 아주 견고합니다. 그들 거인족들에 비하면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이 보기에도 그랬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온 회중은 밤새도록 통곡하며 모세를 원망했다. "차라리 우리가 에집트 땅에서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니, 이 광야에서 죽는 것이 더 좋겠다. 하나님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리로 인도하여 칼에 맞아 죽게 하는가. 에집트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자 가나안 땅을 정탐한 사람들 주에서 여호수아와 갈렙이 옷을 찢으며 온 이스라엘 회중을 향해 외쳤다. "우리가 정탐하고 온 땅은 기막히게 좋은 땅이오.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에 들기만 하면 우리는 그 땅으로 들어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이오. 하나님을 거역하지 맙시다. 그 땅의 백성을 두려워하지 마시오. 그들은 이미 우리의 밥이오."
온 회중이 그들을 막 돌로 치려고 하는데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타나 이르셨다. "너희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 들었다. 너희가 말한 그대로 이루어 주겠다. 너희 가운데 스무 살이 넘어 병적부에 오른 자로서 나에게 불평한 자는 누구도 내가 정착시켜 주겠다고 맹세한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리라. 갈렙과 여호수아만이 들어가리라."(민수기 15:28-30)
정말 놀라운 얘기다. 자신들을 `메뚜기`로 부른 사람들, 칼에 맞아 죽는 것보다 광야에서 거저 죽는 것이 좋겠다고 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그러나 적을 `우리의 밥`이라고 한 이들은 말한 그대로 승리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말의 혹독한 대가를 치루었다.
말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그렇다고 겁낼 일은 아니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을 긍정의 언어로 바꾸면 이는 오히려 기쁨의 소식으로 돌아온다.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하면 부정적인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긍정적으로 사용하면 건설적인 효력의 도움으로 꼬였던 일도 술술 풀릴 수 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말이 씨가 된다." 우리 조상들이 주신 교훈
이다.
`발로 쓴 내 인생의 악보`의 주인공인 스웨덴 태생의 레나 마리아는 1968년 두 팔이 없는 채로 세상에 태어났다. 일어서는 데 3년, 옷을 입는 데 11년이 걸렸다. 그렇게 자라면서 온갖 것을 다 배웠다. 발로 글을 쓰고, 십자수도 놓고, 컴퓨터도 다루고, 피아노도 치고, 요리도 잘하고, 수영도 한다. 세계 장애자 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낼 정도로 수준급이다. 2007년 4월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오, 세상은 아름답도다` `당신은 내 인생의 태양` 등을 불러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짝이 맞지 않는 두 다리만 가지고 수영을 배울 때 "나는 할 수 있다"고 계속 외쳤다고 한다. `할 수 없다`는 자기암시가 잠재의식에 들어갈 틈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들의 5감을 통해서 스스로 자기 마음에 주는 암시나 자극을 자기암시(autosuggestion)라고 하는데 이 자기암시는 자신의 생각이나 소원을 의지적으로 잠재의식에 주입함으로써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기적의 입버릇`의 작가이자 뇌과학자인 사토 도미오는 말한다. "뇌의 대부분은 의식보다 잠재의식이 차지한다. 말은 잠재의식을 자극한다. 인간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 상상만으로 운동효과를 낼 수 있고 상상만으로 학습능률을 높일 수 있다." 프랑스 심리학자 에밀 쿠에도 이에 동조한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자율신경계에 자동적으로 입력되며 인간의 몸은 그대로 실현하려 한다." 우리 몸은 말의 충실한 종이다.
희망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 사례는 부지기수다. 조용기 목사는 젊었을 때 천막교회에서 목회하면서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는 "조용기 너는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말대로 지금 세계에서 제일 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웠다. 빌 게이츠도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난 할 수 있어"라고 말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그는 말대로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됐고, 세계 최고의 부를 일궜다.
자기암시로 자기를 바꾸어 가려면 이미 소망이 달성되었을 때의 자기 모습을 잠재의식에 주입시켜야 하는데 잠재의식은 몇 번이고 되풀이하지 않으면 좀처럼 그 암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암시의 말을 이미 그것이 이루어진 것을 마음 속에 그리면서 매일 소리내어 반복하면 된다. 그 말은 어느 사이엔가 자기의 잠재의식 속에서 성장하여 멀지 않아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매일 한 목소리로 외친 "대~한민국"이 월드컵4강 신화를 이루었다.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다시 부르자. 꿈은 이루어진다. 말하는 대로 된다.(20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