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열대성 과일인 바나나는 매우 귀한 과일의 일종이었다. 더운 나라의 게으른 사람들은 이것 한 개 따먹고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는 그 바나나가 열대 지방에서 생산이 잘 안 되는 우리나라의 명품인 사과와 물물교환을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 무렵에는 봄에는 딸기를, 여름에는 수박과 참외와 복숭아를, 가을에는 사과와 배를, 겨울에는 제주도산 귤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과일이었다. 그나마 가난을 채 털어내지 못한 우리 국민은 그 맛좋은 여러 가지 과일을 먹고 싶을 때 마음대로 먹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그전보다는 훨씬 많은 종류의 과일을 즐기게 되었다.  영양학자들이 한결같이 국민 영양 개선을 위해서는 쌀과 밀 같은 곡류의 소비량은 줄이고 그 대신 양질의 채소와 고급 과일은 더 먹는 것이 비타민이나 광물질의 섭취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이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웃돌고 한미 FTA 협정이 발효되면서 우리가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과일의 종류가 크게 늘어났다. 국산 키위도 나왔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수입되고 있는 키위도 우리가 즐겨 먹는 과일로 등장하였다. 우리나라 남쪽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라봉도 감귤과 함께 우리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도 한라봉은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서 아무 때나 사다 먹기 쉬운 과일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산 감귤은 좀 다르다. 한라봉보다 조금 작지만, 시중에서는 한 개에 100원 또는 아주 크고 비싼 것도 200원꼴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경우 생산자들이 받는 돈은 얼마일까? 이렇게 값이 싸도 되는 것일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한미 FTA 협정이 발효되고 난 후 한때 값이 뚝 떨어진 채로 판매가 되는 미국산 자몽과 오렌지 등이 우리를 즐겁게 하고 있다. 다른 국산 과일에 비해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우리의 건강을 위해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과일로 나타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여름에는 한때 블루베리가, 그 다음에는 캘리포니아산 체리까지 우리의 식탁을 넘나들면서 우리의 과일 섭취도 많이 다양해졌다. 처음에는 외국산 과일을 섭취하는 일이 우리 마음을 다소 울적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국산 과일 시장이 행여 훼손될까 우려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먹거리에 있어서 외국산 식품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만 요즈음에 우리의 그러한 미안한 마음은 많이 퇴색되고 말았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국내산 감과 밤이 등장하고 이란산 석류도 우리의 구미를 돋군다.  우리 집처럼 쌀과 우유는 떨어져도 과일이 떨어져서는 안 되는 가정에서는, 과일이 주식이 되다시피 한 것을 보면 우리 식탁에서 과일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우리는 지금 일 년 내내 거의 모든 과일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사과, 귤, 바나나는 항상 우리 식탁 위에 있어야 하니 이만하면 과일 천국을 이룬 셈이 아닌가 싶다. 뭐니뭐니 해도 우리나라 사과와 배같이 맛 좋은 과일은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구경하기 힘들다. 다만 값이 좀 비싼 것이 흠이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군이신 세종대왕인들 살아생전에 지금 우리 서민이 즐기고 있는 이런 과일들을 다 즐기셨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최종편집:2025-06-17 오전 1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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