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학생)
아침 한 자락을 손에 움켜쥐고
길모퉁이를 돌아 달리면
오늘도 어김없이 솔솔 풍겨오는
붕어빵 굽는 냄새
민첩한 손놀림,
너털웃음도 잊지 않으셨네
포장마차 한 켠을 차지한
어린 딸아이 사진으로 눈길을 주며
한 번 더 머금어 보는
특허 받은 미소
빳빳한 담색 종이봉투 속에
이제 갓 잡아 올린 붕어가
한 마리.....두 마리.....고이 담겨지고
“ 아따, 색깔도 곱네! 그자? 색시”
밉지 않은 자화자찬에 수긍하는
나야말로 V.I.P 손님
선홍색 지폐 내민 손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두둑히 담아주시는 인심
아침보다 더 상쾌한
청향이 풍기는 곳
후끈한 난로 같은 그곳에
빛깔 고운 붕어빵을 닮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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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이름답다”고 선언한 안치환의 노래가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아름다운 사람’일 것이다. 아름다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 속에 있다고 말하지만, 사람의 마음 속에서도 발견되는 법이다. 사람을 귀하게 보고 귀하게 대접하고 마음을 나누는 그 곳에 어찌 아름다움이 없으랴. 이 시에서 붕어빵 장수는 학생이 만난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는 일하는 사람이고 유모어가 있고 인심 좋은 사람이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그런 사람의 아름다움을 세세하게 그리고 발견할 줄 아는 학생의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 배창환(시인. 성주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