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배롱나무였습니다 그 나무에서도 가장 굵은 중심이었습니다 가지가 빠져나간 옹이 자리 그 옹이에 쌓인 눈을 바라봅니다 한참 바라보노라니 옹이처럼 홀연히 빠져나간 당신이 생각납니다 당신이 병이 들어 아들딸네 함께 모여 가족사진 찍던 날 분위기가 워낙 무거워서 사진사가 좀 웃으라며 짐짓 수선 떨었지만 정작 찍혀 나온 사진에는 모두들 울음 직전의 얼굴이었지요 그로부터 몇 해 뒤 당신은 아주 떠나셨어요 우리 집 배롱나무는 한중간 굵은 가지가 부러지고 남은 가족들 이제 어떻게 살아갈까 그동안 우리들은 한 그루 배롱나무 그늘에서 살았습니다 옹이 곁에 새로 돋아난 가지에서 꽃이 피었습니다 상처 자리에서 피어난 꽃은 오늘따라 더욱 처연하게 보입니다
최종편집:2025-06-17 오전 1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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