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재경성주군향우회 사무총장에 봉사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내용이었다. 나는 토·일요일 근무를 하는 직장인이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 후에도 몇 분의 요청이 있었으나 거절했다.
9월 4일 한상칠 회장님과 저녁이라도 하자 하여 나간 게 직분을 맡게 되었다.
당시 한 회장님은 6월에 선임이 된 상태였으나 가천면 출신으로 성주중·농고 등에 기반이 부족하여 적당한 인물을 고르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월항면 장산동에서 태어나 초, 성주중, 농고를 졸업하고 고향 발전을 위해 새농민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고 농고에서 농촌에 투신할 학생(현 영농후계자 )에 선발되어 3년간 실기실습만 공부했다.
졸업 후 수박농사(당시에는 수박이 주종이었음)를 1년 짓고 보니 군에 다녀와야만 뭐라도 하겠다는 판단이 되어 군복무를 고민하던 중에 대구 원대주차장에서 3사관생도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4년이면 제대할 수 있고 늘 동경의 대상인 군장교도 되는 길이라 들어간 것이 1969년에 입대하여 27년간 국가 방위를 위해 청년기를 보냈다.
34살에 중령을 달고 구미대대장과 점촌, 문경대대장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나이에 어떻게 어린 내가 중책을 담당할 수 있었는지 꿈만 같다.
나는 군생활을 하는 동안 육군대학 정규과정, 국방대학원,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강릉대학교 대학원 농촌개발학과를 졸업했으며 중령을 10년 복무하고 44살에 계급 정년으로 전역했다.
전역을 했으니 늦었지만 이제는 농촌에 들어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전역을 하자마자 수원농촌진흥원, 성주군농촌지도소로 다니며 나의 사정을 이야기해보니 듣는 사람마다 농촌에 투신하지 말고 직장을 가지라는 말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관선 경북도지사 이의근 지사(국방대학원 동기)만 성주는 참외 특용작물이 희망이 있다며 생각해 보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자식들이 중, 고등학교에 다니고 고향에는 팔순이 다 된 어머니만 계셨기에 여건과 용기가 허락되지 않았다.
도지사님의 소개로 한국마사회 보안요원으로 들어가 21년간 복무를 했다 .
향우회 사무총장은 늦었지만 나의 꿈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고향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 생각하고 지인들의 권유로 맡게 되었다.
군향우회 사무총장은 5천명의 향우회원 관리와 회칙, 규정, 재정, 건물관리, 상근여직원 관리, 시, 도민회, 대내외 행사 등 업무가 녹녹하지 않았다.
당시 향우회는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짐이 무거웠다.
곧바로 인수인계에 들어갔고 조직개편을 했다. 사무국장을 총장으로, 직제에도 없는 수석고문, 수석부회장과 부총장직을 두고 사무국 요원도 여성 위주로 늘리고 읍, 면사무국장 체제를 확립해서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한다는 평소 생각대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배재권 부총장(전 육군대령)은 어렵게 맞이하였지만 토, 일요일 많은 행사와 업무에 활용을 하였고 상근 여직원(공미주)을 만난 것은 나의 큰힘이 되었다.
한상칠 회장님은 막연한 자리에 가면 회장은 해병대 대위 출신이고, 총장은 육군 중령 출신이고, 부총장은 대령 출신이라며 격려와 사랑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년 임기를 마치는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향우회가 얼마나 발전되었으며 튼튼한 반석 위에 올라와 있는가! 한 회장님의 탁월한 친화력과 리더십, 대인관계 등이 염려와 비난은 1년후 완전히 바뀌게 되었고, 한 회장 다음에는 누가 이렇게 하겠나 등 걱정과 염려를 하는 분이 더 많아졌다.
조직의 확대 개편 활성화와 백령도 안보견학 2회, 안보견학 중 백령도에서 풍랑으로 3일간 묶여있던 일, 연천지역 안보견학 등은 수천만 원을 주고도 하기 어려운 귀한 체험이며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반기마다 산업 시찰로 자동차공장, 화장품공장 등 방문과 팔레스호텔에서 개최한 정기총회와 신년교례회 등은 경북 어느 향우회에서도 할 수 없는 일들을 우리는 했고 어느 향우회보다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큰 보람이자 성과였다.
그동안 고향에도 많이 갔고 비화들, 어려움 등도 많이 있지만 향우님들의 협조와 성원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 특히 한상칠 회장님, 배재권 부총장님, 본부 각 국장님, 공미주 행정실장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읍, 면회장님과 사무국장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기쁜 일, 보람된 일, 궂은 일, 속상한 일들 모두 추억으로 돌리고 항상 감사하며 향우회가 더욱 발전되기를 소망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