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들도 재미있는 농담이 섞여 있는 해학을 즐긴다. 내가 미국 유학 시절에 경험한 바로는 미국의 동부 사람들이 서부 사람들보다 더 해학적인 표현을 잘 쓰고 욕도 더 잘 한다. 이 사람들의 농담 섞인 해학은 많은 경우 그들이 지존자로 여기고 있는 하나님(God)을 넣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 갑자기 당황스러운 언사나 행동을 당하면 스스럼없이 무의식적으로 `Oh my God`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제기랄` 또는 `아이구머니`에 해당한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서 자기 차 앞에 끼어들면 `Jesus Christ`란 표현을 쓴다. `예수 그리스도님`이라는 뜻이 아니고 `제기랄` 또는 `미친놈` 정도의 표현이다. 예수님을 모욕하는 그런 말이 전혀 아니고 그저 그네들이 사용하는 해학일 뿐이다. 내가 이런 미국 사람들의 농담을 이해하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주변에 있는 생면부지의 사람이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면 `God bless you!`라고 한다. 그 뜻인즉 `속히 멈추게 되기를 바란다.`라는 의미이거나 대부분의 경우 아무 뜻 없이 `가엾어라.`라는 정도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거의 욕하는 수준의 해학도 있다. 상대방의 실수로 아주 화가 났을 때 쓰는 말에 `God Damn`이라는 것이 있다. 억지로 번역하자면 `젠장` 또는 `미친놈` 정도의 표현이다. 어떻든 이 표현은 농담기 있는 해학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욕설에 가까운 것이다. 점잖은 사람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니까. 저 사람들이 사용하는 더 심한 욕설에는 `Son of bitch`가 있다. 직역하면 `개새끼`라는 의미인데 그들이 이 말을 쓸 때는 그렇게 심한 내용을 담고 사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조금이라도 기분이 언짢을 때 입에 달려 있는 그런 표현일 뿐이다. 이보다 더 자주 입에 달고 있는 해학에는 `Son of a gun`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녀석 못된 놈`이라는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표현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저들은 하루에 수십 번씩 이런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는 사이에는 조금도 어색하게 여길 바가 못 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까지도 좀 심하다고 할 정도의 욕설을 입에 달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말을 배울 때는 욕부터 먼저 배운다는 말이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하는 것이 욕이라는 표현이다. 하지만 욕은 때와 장소를 잘못 가려서 쓰면 고매한 인격에 커다란 손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래 전에 내가 미국 서부 데이비스에서 살 때의 일이다. 샌프란시스코를 갔다가 다시 데이비스로 돌아가는 길에 포도와 포도주 생산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나파벨리를 방문하였다. 그곳을 떠나 데이비스행 고속도로로 진입할 무렵 먼저 휴게소 화장실을 들렀다. 나는 뒤 대변보는 화장실에 누가 들어 있는지 모르고 소변을 보면서 방귀를 뀌었다. 그랬더니 누가 방귀를 뀌었는지도 모르고 그저 큰일을 보던 어느 미국 사람이 "watch your panty"라고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팬티를 버렸는지 살펴보라는 말이다. 이 사람의 익살스러운 농담을 듣는 순간 나는 너무나 우스워 큰소리로 웃으며 그 화장실을 나왔다. 이 사람들의 농담과 해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의 기분을 크게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종편집:2024-05-21 오전 11: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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