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뽀얀
알에서 나온 아기 새가
비 오고 바람 불고
어미가 되면
부지런히 둥지를 짓고 또 어여쁜
알을 여러 개 낳네
이윽고
달이 기울고 날이 차면
알 껍질에 실금이 생겨나고
안쪽에선 아가의 갑갑한 부리가
가장 먼저 톡톡
알 밖의 세상을 건드리네
둥지 밖 세상으로 달려가
가장 맛있는 먹이를 물고 와서
아기들에게 먹여주는 시간
다물었던 아가의 노랑 주둥이 속으로
연한 살점 막 들어가네
서로 먼저 달라고 아우성치네
나도 지난 시절
어머니가 품어준 한 개의 알
그 알이 병아리 되고 어미 새로 자랐지
내가 깐 병아리들
이제 나의 둥지를 떠나고
오래된 낡은 집만 바람 속에 남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