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뽀얀 알에서 나온 아기 새가 비 오고 바람 불고 어미가 되면 부지런히 둥지를 짓고 또 어여쁜 알을 여러 개 낳네   이윽고 달이 기울고 날이 차면 알 껍질에 실금이 생겨나고 안쪽에선 아가의 갑갑한 부리가 가장 먼저 톡톡 알 밖의 세상을 건드리네   둥지 밖 세상으로 달려가 가장 맛있는 먹이를 물고 와서 아기들에게 먹여주는 시간 다물었던 아가의 노랑 주둥이 속으로 연한 살점 막 들어가네 서로 먼저 달라고 아우성치네   나도 지난 시절 어머니가 품어준 한 개의 알 그 알이 병아리 되고 어미 새로 자랐지 내가 깐 병아리들 이제 나의 둥지를 떠나고 오래된 낡은 집만 바람 속에 남아 있네
최종편집:2025-06-17 오전 1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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