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한국국학진흥원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주최한 `응와 이원조 선생의 가족이야기` 특별전시가 있었다. 그날은 분주하여 간단히 해설집만 읽어 보고, 재경성주문화사업후원회의 7월 행사로 국립민속박물관을 다시 한 번 찾는 것으로 준비를 하였다. 장마철 우중임에도 열성회원님들은 다 나오셔서 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3개와 특별전을 알차게 관람하였다. 상설전시의 제1전시관은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우리 역사를 보여주고, 제2전시관은 조선시대 말엽 일반가정의 세시자료인데 농경사회의 특성상 봄에는 농사준비에 사용하던 농기구들, 비옥한 토질을 만들기 위한 도구(장군이)들이 전시되어 있고, 여름은 농수 관리를 위해 사용되던 수리(水利) 장비들과 더위나기 위한 도구 및 가공품들, 당시 부녀자들의 의류들을 볼 수 있었다. 어릴 적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들께서 사용하시던 옷들을 보고 옛날이 생각난다며 박옥수 부회장은 거듭 탄성을 발했다. 가을은 추수에 따른 농구들 그리고 겨울준비를 위한 김장 등, 먹거리 준비와 갈무리, 또 그에 따른 볏짚으로 만든 소쿠리 방석 등이 있었다. 전시된 모든 것들이 우리 어린시절을 되새기게 하는 물건들이었다. 지난날 성주댐 건설시 매몰될 뻔한 여러 가지 민속품을 수집한 독지가가 있었는데 그 귀한 민속품들을 어느 날 아주 헐값에 모두 처분했더라는 이상희 고문님의 말씀에 안목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모두들 아쉬워했다. 우리 고향 성주에는 아직도 농경시대의 유물로 문화적 가치가 있는 민속품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는데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안목있는 분들이 계신다는게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제3전시실은 한국인의 일생을 테마로 하는 양반가의 생활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첫날밤 신방의 모습, 아기 출생을 표시하는 금줄이 있고, 아기 돌잔치, 이렇게 자라난 아기가 서당에서 훈장님의 지도 아래 글 읽는 모습, 성장하여 성인식을 거행하는 장면을 보았다. 매우 진지한 표정이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서당에서 실제로 교습에 사용했던 책인지는 잘 모르지만 `천인 천자문`이라는 책을 보았다. 이 책은 한자 한자를 각각 다른 사람이 쓰고 서명 낙관을 하여 천명의 사람이 만든 책이라고 한다. 매우 희귀한 책인데 이상희 고문이 한권을 소장하고 계시다니 희귀본도 많이 가지신 역시 대단한 장서가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다음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거행되는 일생 중의 하이라이트, 혼례식 장면이다. 이하영 명예회장은 나도 저렇게 처가(금릉)에서 결혼식을 했었다고 60여년 전을 회상하며 감개무량해 하셨다. 이렇게 상설전시관 관람을 모두 마치고 `응와 이원조 선생의 가족이야기`를 전시중인 기획전시실을 찾았다. 협소한 전시실이지만 품격높은 전시물로 해서 전시관의 모습이 격조가 있어 보였다. 전시물은 깊은 뜻을 담은 현판과 고귀한 교지들이다. 조선시대 명문가에서는 수신재가가 중요한 덕목인 만큼 응와 대감댁에서도 증조부 이석문 선생께서 내리신 무괴심(無愧心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조부 이민경 선생께서 내리신 독서종자(讀書種子 대대로 글읽는 씨앗)의 현판이 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해서 가학이 전승되었다고 한다. 그밖에 입향선조(1445년 세종 27년)께서 입향시 처음 초당의 이름으로 지은 대초당(大艸堂)과 증조부 이석문 선생의 `충절의 사연`을 간직한 북비(北扉) 등의 귀한 현판을, 또 문중가훈으로 집안에서는 자효우공(慈孝友恭), 문을 나와서는 충신경근(忠信敬謹)하라시는 조부 이민경 선생의 당호 사미당(四美堂), 아버님 이규진 선생께서 본분을 지키도록 경고하신 농서(農棲), 선생의 친필 당호 응와(凝窩 지극한 덕으로 도를 이룬다.) 현판을 볼 수 있었다. 이 모두가 앞서 말한 수신재가를 바탕으로 훌륭한 가문을 이루도록 한 내용의 현판들이다. 안전한 보존을 위해 한국국학진흥원에 위탁보존이 되고 있어 한개 대감댁(응와 선생 종택)을 방문해서는 볼 수 없는 진품들을 대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한편 제 자리에서, 높은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할 수 없는 세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밖에 여러 교지 중에 중요한 홍패교지가 세 개 있었는데 하나는 아버지 이규진 선생께서 알성시에 장원으로 뽑혔을 때 정조가 조부의 공을 치하하면서 내린 홍패교지가 있고, 두 번째 응와 선생께서 6인으로 급제했던 18세 때 임금이 내린 홍패교지가 있었다. 마지막의 홍패교지는 회방홍패라고해서 18세때 문과에 급제하고 60주년이 되는 회방을 맞이하여 임금이 내리는 특별한 교지이다. 빠트릴 수 없는 한 가지, 응와 선생께서 1865년 고종2년에 기로사(耆老社)에 들어갔을 때 창경궁 도화서의 화공이 그린 영정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로사란 60세 넘은 임금과 70세가 넘은 2품 이상의 정경이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 고장의 자랑 이원조 대감댁의 역사를 보았다. 이번 투어에서는 이상희 고문, 이하영 명예회장, 박옥수 부회장 등의 감회어린 대화가 매우 흥미로웠고 이상섭 이사(재경성주중농고 동문회장), 백영현 이사(재경대가면민회장)가 참석해 분위기가 한층 활기찼었다. 장해익 감사, 김성락 수석부회장을 위시해서 보직임원 전원과 동참한 여러 회원들께 감사드린다. 참고로 이 전시는 명년 5월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많은 재경향우들이 관람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최종편집:2025-06-17 오전 1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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