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78년 4월 4일자로 청운의 꿈을 안고, 농협과 인연을 맺은 지 어언 39년여를 대과없이 근무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후배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하여 정년을 2년 남겨둔 시점에서 오랜 고민 끝에, 이제 농협직원으로서의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그동안 정든 여러분의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이날을 위해 무엇인가 준비하고 또 준비해 왔었지만 떠나려니 두려움과 걱정이 앞섭니다. 아마도 제 삶의 전부였던 농협에서의 40년 가까운 세월은 저에게는 젊음이었고 내일이었기에 그러하리라 생각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었고, 인생의 즐거움이었으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농협 사무실을 찾아 주시던 조합원님 여러분은 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1978년 4월 4일 처음 선남농협에 입사해서 전무로서 3회에 걸쳐 8년, 초전농협에서 17년, 그리고 김천아포농협, 성주농협, 월항농협, 수륜농협에서 14년여를 더하여 통산 39년여를 봉직하는 동안 상무 4년, 전무 직위로 21년여를 간부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농협직원으로서 참으로 행운이었습니다.
이제 2018년 1월 1일이 되면 농협직원 전무 송준국의 신분에서 자연인 송준국의 신분으로 새로운 인생의 여정을 향한 출발점에서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드리게 됨에 있어 그동안 성원 해주신 모든 분들께 참으로 송구스런 마음과 한없는 고마움을 표합니다.
39년여 동안 봉직해 온 직장을 떠나는 소회가 어찌 몇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돌이켜 보면, 격랑의 세월 속 부족함의 회한과 추억의 영상들이 저의 뇌리 속에 주마등처럼 아련히 스쳐 지나갑니다.
저는 저의 젊음과 청춘을 불태웠고 인생의 3분의2 이상을 농협과 함께한데 대하여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영원히 저의 가슴 속에 최고의 시간으로 간직하고 한 걸음,한 걸음 뚜벅 뚜벅 나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농업인 조합원님!
오늘 비록 제 가슴에 반짝이던 농협배지를 후배들에게 물려주지만 농협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만큼은 제 가슴에 영원히 가득 채워 놓겠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제가 농협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삶은 덤이라 생각하고 자연인 신분으로 농촌, 농업 그리고 농협을 위하는 아름다운 삶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이 많은 저를 아껴 주시고,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과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드립니다. 함께했던 값진 시간들은 평생토록 가슴 깊이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아울러 항상 건강하시고 농협 가족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행복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무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