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중요한 세 가지 금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황금이요, 둘째는 현금, 셋째는 가장 중요한 지금이다.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것이 돈이고 보니 현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돈은 언제나 가질 수 있어도 지금이라는 이 순간은 한 번 놓치게 되면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에게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 생명이 귀한 것도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명이란 것도 바로 지금이라고 하는 시간이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은 우리 생명의 척도이다. 미국의 초석을 다졌고, 과학자로서 벼락을 방지하는 피뢰침을 발명하였으며,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자민 프랭클린은 "당신의 생명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시간이야말로 생명을 만드는 재료다"라고 했다. 과거는 우리가 이미 살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산 것만큼 죽었다는 말도 된다. 미래는 우리가 살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삶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가 없다. 19세기 미국의 가장 인망 높았던 시인 헨리 W. 롱펠로우는 그의 시 `인생예찬`(A Psalm of Life)에서 이런 말을 했다. "`미래`를 믿지 말라, 아무리 그것이 즐거울지라도!(Trust no Future, howe`er pleasant!) 죽은 `과거`는 스스로가 그 죽음을 장사하게 하라!(Let the dead Past bury its dead!) 그리고 활동하라―살아있는 현재에서 활동하라!(Act,―act in the living Present!) 가슴에는 심장이 뛰고, 머리 위엔 하나님이 계신다!(Heart within, and God o`erhead!)" 죽은 과거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인간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오직 현재만이 지금 여기 있다. 지금, 현재에 충실한 자에게 미래의 보장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확실한 우리의 삶이란 지금에 한한다. "산은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소냐"라고 한 황진이 시조처럼, 그 어느 누구도 한 번 흘러간 그 시냇물을 두 번 다시 건널 수 없다. 괴테가 쓴 `파우스트(Paust)`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대학 총장이었던 파우스트 박사가 대학을 떠나야 할 날이 다가왔다. 그래서 어느 날 은퇴식을 하게 되었다. 자기가 길러낸 제자들 중에서 많은 교수가 나오고, 학장이 나오고, 이제 자기의 바톤을 넘겨줄 새로운 총장이 나왔다. 그들과 많은 학생들이 대강당에 모여서 이제 마지막 떠나게 되는 백발이 성성한 권위 있는 노학자의 연설을 들으면서 존경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파우스트 박사는 너무나 인상적인 말을 한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나의 이 위치를 부러워하고 있겠지만 나는 여러분의 홍안이 몹시도 부럽답니다. 내가 만일 여러분의 위치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10대의 사춘기를 넘기고, 더펄더펄하면서 정신없이 20대를 지내고, 우물쭈물 30대, 철이 들락날락하며 40대를 보내고, 이제 일 좀 해보려고 하는데 50대 장년기가 사정없이 지나간다. 환갑 지낸 것이 어제 같은데, 60대가 눈 깜박할 사이에 흘러가고, 서산에 걸린 석양처럼 70대를 넘기고 만다. "소년은 쉽게 늙게 되고 학문은 성취하기 어려우니(小年易老學難成), 한 치의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一寸光陰不可輕). 못 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는데(未覺池塘春草夢), 계단 앞의 오동나무 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는도다(階前梧葉已秋聲)." 주문공 문집 권학문편에 나오는 이 시는 중학교 시절에 즐겨 읊었던 것인데, 어느 새 한 일 없이 세월만 까먹고 이제 가을 낙엽 소리를 내고 있을 줄이야, 그때는 미처 실감하지 못했었다. 생명처럼 중요한 이 지금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은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이리라. 콩크리브는 "지혜로우려거든 내일로 미루지 말라. 내일의 태양이 결코 너를 위해서 뜬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고, 벤자민 프랭클린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오늘 나는 여기서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모두가 지금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한나라의 한영은 "나뭇가지가 고요하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를 않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고 해도 부모님이 기다려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라고 했다. 효도도 언제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지금 하라. 부모님의 손을 잡고 마을 길을 한 바퀴 두루 돌아보라. 그들의 거동이 가능할 때. 사랑한다는 말이 하고 싶거든 오늘하라. 내일은 그들의 날도 아니요, 나의 날도 아닐 수 있다. 해야 할 일이 있거든 오늘 하라. 오늘은 날씨가 좋지만, 내일은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 화해해야 할 일이 있거든 오늘 하라. 서로가 원수된 채로 묻히기 전에. 도와줄 생각이 나거든 지금 도와주어라. 능력이 있을 때, 가슴이 식기 전에. 바로 지금. 지금이 중요하다.
최종편집:2024-05-21 오후 0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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