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겨울문턱은
내 곁으로 다가온다
손끝이 시리면 시린 채로
찬바람 고개 쳐들면 쳐든 채로
이미 예고된 그를
피하고 싶지는 않다
겨울 문턱이
두 볼을 따갑게 하고
몸서리치도록 힘들지만
찬 가슴 채워줄
따스한 눈길이 있어
아직은 견딜 여운이 남아있다
벗어나고 싶다
이 환란의 문턱을
피우고 싶다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을 밝히던 그날의
따뜻한 봄날의 온기를
누군가가
멈춰버린 장난으로 부서진
봄날의 문턱이 오히려
더 깊은 수렁,
수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이젠
나의 전부를 태워서라도
따스한 봄날을 지켜야 한다
나를 지킬 수 없으면
우리도 지킬 수 없다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는
나와 우리의 삶을
지켜야 한다